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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자영업자 비중 역대 최저…고금리‧고물가, 코로나보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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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에서 배달 일을 하는 이모(41)씨는 지난해 9월까지 중고 가전제품 판매점을 운영했다. 이씨가 운영하던 가게는 2020년 말부터 적자가 나기 시작했지만 대출 등으로 버텼다. 이씨는 “지난해 대출금리가 급격히 오르는데 매출은 회복하지 않아 폐업했다”며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배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중고’에 자영업자 비중 최저



자영업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때보다 더 힘들다는 토로까지 나온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영업자는 563만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08만9000명)의 20.1%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196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수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임금근로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비중이 줄었다. 역대 최고치인 1963년(37.2%)과 비교하면 17.1%포인트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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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자영업자 비중은 꾸준히 감소 추세긴 했다. 그러나 그 속도가 최근 들어 더 가팔라졌다. 1차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나타났다. 여기에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이 덮쳤다. 지난해부터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중고’까지 소상공인을 압박하면서 자영업 비중을 끌어내렸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늘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등을 쓰지 않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증가세다. 자영업자 수가 계속 줄었던 코로나19 확산기에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게속 늘어왔다.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6만7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44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운영하거나, 무인화 기계를 도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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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의 한 중고 주방용품 아울렛에 매입된 식당 주방 용품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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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지원금 1조원 육박



지난해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은 총 9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전까지 최고액이었던 전년(904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2018년(5462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77% 늘어난 수준이다.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폐업이 늘었다는 의미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2007년 도입한 공제 제도로, 자영업자나 소기업인 등이 폐업할 때 퇴직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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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역대 최대 폐업공제금이 소상공인업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를 바라보며 견뎠지만, 금리와 물가가 치솟으면서 팬데믹 때 쌓인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4조원에 달한다. 2019년 말(685조원)과 비교해 329조원(48%) 늘었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이후 1년5개월 동안 연 0.5%에서 3.5%로 3%포인트 뛰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경제 전반에 소비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소상공인 비중이 줄고, 자영업을 계속하더라도 고용원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을 줄이는 식으로 대처가 됐지만,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은 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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