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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시속 40㎞ 도로에서 108㎞로 킥보드와 ‘쾅’… 음주운전 20대 항소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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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전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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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하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던 10대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11월 11일 0시 48분쯤 대전 대덕구 옛신탄진로 한남고가도로에서 자신의 BMW차량으로 2차로에서 주행 중이던 전동 킥보드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던 B(당시 15세)군은 뇌손상 및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08%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당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40㎞ 구간이었지만 A씨는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시속 68㎞ 초과한 시속 108㎞의 속도로 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A씨가 2차로를 주행하던 B군과 전동 킥보드를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1심 법원은 “사고 발생에 따른 결과가 너무 중하다”면서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죄가 무거운 점을 인정하면서도 A씨가 유족과 합의가 이뤄졌고, B군에게 일부 과실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함에 따라 집행유예로 감형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A씨와 합의한 피해자 유족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운전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자동차 도로를 주행하다 사고를 당해 피해자의 과실도 일부 있었다”고 했다.

현행법상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PM)을 운전하려면 오토바이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하고,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재판부는 “A씨의 나이와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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