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처럼회' 이재명 엄호, '개딸' 비명계 저격... 李 "검찰 홀로 출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처럼회 "검찰공화국에 당이 강하게 나가야"
개딸들은 청원 게시판서 비명계 징계 요구
28일 검찰 출석 때 당내 동행 조짐 나오자
이재명 "홀로 출석" 의지 거듭 밝히며 진화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당내 강성 초선의원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당내 강경파 초선모임 '처럼회'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당원들이 이 대표의 검찰 조사(28일)를 앞두고 적극 '엄호'에 나섰다. 다만 이 대표 본인은 '사당(私黨)화' 비판을 의식한 듯 "홀로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 대표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처럼회 소속 민주당 의원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처럼회 측은 일단 "설 민심과 민생의제를 논의한 자리였다"고 선을 그었다.

관심은 이 대표 관련 사법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쏠렸다. 이와 관련, 민병덕 의원은 오찬 직후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울트라 검찰공화국'을 만들어서 편파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위기 상황에서 '당이 조금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처럼회는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맞서 행동에 나설 계획도 시사했다. 민 의원은 "검찰 독재에 대해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처럼회는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지난해 9월 발의된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조만간 논의할 방침이다.
한국일보

지난 22일 민주당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는 '천원당원 논란'을 계기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에 대해 징계나 탈당을 요청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25일 오후 기준 동의율 33%를 돌파한 상태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 밖에서는 '개딸' 등 이 대표 지지층이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공개 저격했다. 지난 22일 민주당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는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에 대한 당의 징계와 탈당을 요청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당비로 운영되는 민주당의 의원이 당원들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특히 김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토론회에서 '당이 천원당원(권리당원 기준)을 중심으로 가면 당원이 동원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놓고 "당비 1,000원을 내는 당원이 우습나"라며 맹폭을 가했다. 이 의원과 조 의원 역시 평소 '이재명 사당화'와 '팬덤정치'를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표적이 됐다. 게시글은 나흘 만에 동의율이 33%(25일 기준 1만6,665명)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명계 연구모임 '민주당의 길'은 31일 출범식을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 이후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따라서 이 대표 지지당원들의 격한 발언과 지지층 결집은 비명계의 세력화에 맞선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한 비명계 의원은 "'천원당원 논란'은 '개딸'의 자발적인 문제제기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이 대표 측에서 반발 목소리에 공격을 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의원도 "징계 요구를 받은 의원 3명이 비명계 대표주자들이라는 점에서 '좌표찍기'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분위기가 양측의 세 과시로 흐르자 지난 10일과 마찬가지로 이 대표의 검찰 출석 현장에 동행하려는 의원들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가 일찌감치 변호인 1명과 출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에 재차 '나홀로 출석' 방침을 강조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동행 여부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왔지만, 다시 한번 이 대표가 확고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