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들의 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성장기에 키를 키울 수 있는 의학적으로 유일한 방법은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밖에 없다. 성장호르몬은 병원에서 진단 후 주사제 형태로 맞는다. 뒤처진 성장 속도를 끌어올려 최종 키 형성에 도움을 준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다. 다만 키가 작다고 무조건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고, 주사를 맞는다고 반드시 크는 것도 아니다. 부모가 아이의 성장 과정을 좀더 주의 깊게 살피고 건강 생활 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00명 중 하위 1~2번이면 저신장

저(低)신장의 의학적 정의는 ‘같은 성별의 또래 100명 중 3번째 미만일 때’ 또는 ‘신장 표준점수가 -2 미만일 때’이다. 대략 또래 평균보다 10㎝ 이상 작거나, 1년 동안 4㎝ 이하로 자란다면 저신장의 가능성이 높다<표 참조>.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선천적 요인 가운데에서는 유전적 영향이 가장 크다. 이 외 호르몬 이상, 염색체·유전자 이상, 각종 증후군 내지 기저 질환에 따른 성장 저하도 있을 수 있다. 최근 이른둥이와 저체중 출생아가 많아졌다. 이런 아이들이 약 3세까지 평균 키와 체중에 도달하는 ‘따라잡기 성장’을 못하면 최종적으로 작은 키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후천적으로는 TV 시청, 인터넷, 게임 등에 따른 신체 활동 감소가 키를 작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식습관 변화에 따른 고칼로리 식이도 소아 비만을 만들어 성장에 방해가 된다. 과도한 학습 부담으로 인한 운동 및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도 요인이 된다.

무엇이 됐든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천적 요인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통해 답을 찾아야겠지만,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 올바른 식이 습관을 통해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소아 비만은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비만 자체가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고, 뼈 나이를 빠르게 올려 성장이 빨리 끝나게 한다. 소아청소년기는 성장이 지속돼야 하는 시기다. 심하지 않은 비만이 있는 소아는 현재 체중을 유지하기만 해도 체질량 지수가 줄어드는 등 비만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합병증이 동반되거나 심한 비만일 경우에는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5~10%의 체중을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것이 좋다.

◇8시간 숙면, 週4회 운동, 균형 식단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운동은 성장판에 적절한 자극을 주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주 4회 이상, 꾸준히 30~40분 이상 할 수 있다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반대로 인터넷·컴퓨터게임·TV시청 등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은 줄이는 것이 좋다. 가족이 함께 주말에라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특별히 성장에 더 좋은 운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줄넘기 같은 운동은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아 운동 효과가 높다.

하루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면 아이들의 성장호르몬 분비에 도움이 된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깊게 자는 수면의 질 또한 중요하다.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등으로 늦게 자는 경우가 많다. 이런 습관은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주므로 피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나서 책을 보거나 가볍게 공부를 하다가 졸음이 오면 자는 것이 좋다.

올바른 식이 습관도 중요하다. 식사량을 줄이기보다는 균형 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바르게 섭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가족 대부분이 비만이라면 식단 자체를 검토해서 바꿀 필요가 있다. 지방이나 당분 섭취는 줄이고 과일·야채·곡류 섭취는 늘리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식습관이나 필요한 칼로리 등은 모두 다를 수 있다. 지속적인 식습관 변화를 목표로, 전문가와 영양 상담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채현욱·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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