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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브스夜] '꼬꼬무' 희생자 박 일병,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단한 희생…'2007 해병대 총기탈취 사건'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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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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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2007년의 그날 그곳에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청년이 있었다.

26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사라진 K2 - 2007 해병대 총기탈취범과의 일주일'이라는 부제로 우리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2007년 그날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지난 2007년 10월 경기도 이천의 중고차 매장에서 코란도 차량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지프차를 구한다던 범인은 직원과 함께 시승을 하다 직원이 잠시 내린 사이 차를 몰고 도주했다. 그리고 그는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두 달 뒤 12월 6일 해당 차량은 강화도에 등장했다. 차량 절도범은 근무 중이던 해병대원 두 명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총기를 빼앗아 도주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경기도 화성에서 코란도 차량은 전소된 채 발견된다.

경찰은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모습을 감춘 범인의 행적을 추적했다.

그리고 앞서 당시 총기를 탈취당한 해병대의 해당 병사들의 동료들은 그날에 대해 끔찍한 기억만 남아있었다.

당시 범인은 근무 중이던 박 일병과 이 병장을 향해 전속으로 달려서 들이받았다. 그리고 의식을 잃고 움직이지 못하는 이들을 부축하는 척 안심시키고 숨기고 있던 흉기를 꺼내 공격했다.

이에 이 병장은 총을 뺏기지 않으려 범인을 수차례 공격했고, 이때 범인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갔다. 그리고 범인은 자신의 얼굴을 본 이 병장의 얼굴을 칼로 그었다.

그리고 범인은 곧바로 쓰러진 박 일병에게 다가왔다. 그 순간 의식이 돌아온 박 일병은 총을 지키기 위해 소총 끈을 잡고 버텼고, 이에 범인은 두 번째 칼을 꺼내 박 일병을 7군데 찌르고 소총과 탄통을 빼앗아 도주했다.

이후 점점 의식이 흐려지던 두 병사를 목격한 시민들의 신고로 이들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이 병장은 목숨을 건졌지만 박 일병은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너무 어린 나이 20살, 그렇게 세상을 먼저 떠난 것.

그렇다면 범인은 대체 무엇이 목적이기에 이러한 일을 벌인 것일까. 그리고 수사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 드러났다. 그가 사건 2주 전 강화도에 등장해 사전 답사를 했던 것. 그의 범죄는 철저한 계획범죄였다.

경찰은 박 일병의 귀마개에서 발견된 혈흔과 범인의 모자에서 발견된 DNA, 그리고 이 병장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몽타주를 가지고 범인을 지명 수배했다.

그런데 사건 다음 날, 당시 대선에 출마한 이명박 후보의 한나라당 당사로 자신이 총기 탈취범이라는 협박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13일 앞둔 시점이었다.

그러나 그 후 다시 점인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그리고 사건 발생 6일째 자신이 범인이고 총을 버렸다는 편지가 도착했다.

횡설수설하는 내용이 가득한 편지, 하지만 그 편지는 사실이었다. 편지 속에 범인이 무기를 버렸다는 곳에서 무기가 그대로 발견된 것.

경찰은 편지에서 지문을 채취했고 그 DNA로 용산구 거주 중인 35세 조 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일주일째 첩보를 듣고 조 씨를 검거했다. 사건의 범인은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대학원까지 졸업 한 보석 디자이너 조 씨였다.

그는 범행을 위해 캥거루 범퍼도 직접 만들어서 설치했고 차량 번호판도 직접 위조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그는 과대망상임이 드러났고, 집에서 다양한 무기들까지 발견됐다.

그런데 그의 범행 목적은 황당했다. 충동적 범행이라 주장하던 그는 결국 진짜 범행 동기를 밝혔다. 그는 애인과 헤어진 뒤 세상이 주목할만한 범죄를 저질러 그것으로 자신이 파멸하는 모습을 전 연인에게 보여주고 전 연인이 고통받길 원해서 저지른 범죄라고 이유를 밝힌 것.

모든 것이 계획적이고 치밀했던 조 씨. 그의 범행에 원심은 사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그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는 여러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며 원심을 파기하고 15년형을 선고했고, 이는 결국 대법에서 확정됐다.

그리고 우리는 적군과 싸우다 벌어진 일이 아니라 이 사건을 조용히 잊어갔다. 그리고 총기를 빼앗긴 해병대를 향한 비난만 보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박 일병의 부모들은 내 아들이지만 나라에 맡겼던 군인인 박 일병과 우리 군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봐 어떠한 억울함도 호소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 일병은 목숨을 잃어가면서까지 총기를 지키려 애를 썼다. 그는 이제 손을 놔도 된다고 상사의 지시가 떨어지자 겨우 총기에서 손을 놓았던 것이다.

이에 그의 동료들과 가족들은 그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고 충분히 잘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너무 자랑스럽다며 안타까움의 눈물을 보였다.

그날의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 친구들은 박 일병의 행동은 국가를 위해 신념을 갖고 아무도 못한 것을 한 것이라며 자신이라면 그런 일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 존경심을 보냈다.

또한 그의 이러한 희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을 떠올리며 앞으로 누가 이런 희생을 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일을 잊지 않겠다고,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던 그날의 일을 반드시 기억하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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