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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왜 보라스의 실패는 말하지 않는가, 키는 이정후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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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보라스의 실패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가. 결국 중요한 건 상품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와 악마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가 손을 잡았다.

자신의 분야에서 모두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만남이었기에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 모았다.

매일경제

보라스가 이정후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사진=MK스포츠 DB


그러나 이정후에게 보라스와 계약은 메이저리그행의 시작을 알리는 일일 뿐이다. 아무리 보라스라도 되지 않을 일을 되게 만들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상품이 좋아야 보라스의 세일즈 능력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우리가 망각하고 있지만 보라스의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우선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끌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했었지만 입찰에 나선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나성범의 적지 않은 나이, 부상 전력 등이 발목을 잡았다. 아무리 보라스가 능력 있는 에이전트라 해도 고객의 상품성이 떨어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가장 가까운 시간에 벌어진 일은 심준석의 계약이었다. 심준석은 해외 유망주 10위에 뽑히며 계약금이 200만 달러 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심준석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고작 75만 달러를 끌어내는 데 그쳤다. 보라스의 실패 사례라 할 수 있다.

박찬호도 보라스의 고객이었던 적이 있지만 끝은 좋지 못했다. 보라스의 케어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이별을 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A구단 스카우트는 “우리 구단은 이정후에게 별 관심이 없다. 외야 라인업이 몇 년은 격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라스와 계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보라스는 좋은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유형의 에이전트는 아니다. 구단과 인맥은 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이정후에게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너무 잘 해왔다. 메이저리그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충족시켰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제 1년 남았다. WBC등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시즌까지 잘 마친다면 이정후는 그야말로 대박을 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가 나온다면 몸값이 많이 깎일 수도 있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보라스와 계약 이후 너무 눈높이가 높아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보라스도 없는 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시장도 잘 형성돼야 하고 이정후의 성적도 대단히 중요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FA 시장은 상품성만 좋다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도 작용을 하고 시장이 어떻게 형성 되느냐도 중요하다. 아무리 세일즈 능력이 좋아도 시장이 제대로 서지 않는데 아무런 힘이 안 될 수도 있다.

이정후와 보라스의 만남은 이제 시작을 알리는 작은 이벤트일 뿐이다. 1년 후 메이저리그의 외야 시장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게 될 것인지, 이정후는 흔들림 없이 자기 성적을 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보라스의 존재감은 그 이후 등장하게 될 것이다.

보라스도 실패한다. FA 계약에서 무조건이란 없다. 이정후가 스스로의 힘으로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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