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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성폭행 후 성전환한 범인… 女교도소 수감 논란에 결국 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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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여성 구치소 수감으로 논란이 된 이슬라 브라이슨의 성전환 수술 전후 모습.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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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일 때 성범죄를 저지른 뒤 여성으로 성전환 한 영국 트랜스젠더가 여성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논란이 일었다. 이후 다른 재소자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감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26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는 트랜스젠더 여성 이슬라 브라이슨(31)의 여성 전용 교도소 수감 문제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브라이슨은 2016년과 2019년, 애덤 그레이엄이라는 이름의 남성이던 시절 온라인에서 만난 여성 두 명을 강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브라이슨이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여성으로 성전환했다는 사실이었다. 앞서 그는 재판 과정에서 4살 때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꼈지만 29살이 돼서야 결정을 내렸고, 지금은 호르몬제를 복용하며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브라이슨의 전 부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단 한 번도 성 정체성에 관해 말한 적 없다”며 “사법 당국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지방법원 재판부는 지난 23일 “중대한 구금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브라이슨은 스털링에 있는 콘턴 베일 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던 브라이슨의 존재가 다른 여성 재소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수반은 이날 브라이슨을 여성 교도소에 수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특정 재소자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대중과 의회의 우려를 고려해 브라이슨은 이감될 것”이라며 “다만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위험하다고 여기지 않길 바란다. 여성에게 위험한 존재는 약탈적인 남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례는 스코틀랜드가 배경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 투표에 이어 트랜스젠더 이슈로 영국 정부와 또 한 번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지난해 말 법적 성별을 더 쉽게 정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영국 정부는 이에 거부권을 행사했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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