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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소행성이 온다上]지구 스쳐간 트럭 크기 소행성…충돌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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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3~8m 크기 '2023 BU' 소행성, 지구 상공 3600㎞ 스쳐 지나가
지구에 가까운 '잠재 위험 소행성', 현재까지 2300여개 발견
위험 소행성 충돌확률, 수백년에 한번이지만…10년 전에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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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겟돈' 스틸컷. 미국 뉴욕시에 떨어진 유성우가 도시를 파괴하고 있다. (사진=월트 디즈니 픽처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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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하늘에서 쏟아지는 유성우에 미국의 심장 뉴욕이 초토화된다. 이는 전조 현상일 뿐이다. 텍사스주 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시속 3만7000㎞의 속도로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하기 까지 남은 시간은 단 18일. 인류는 생존을 위해 핵폭탄으로 소행성을 파괴해야만 한다.

1998년 개봉한 SF(공상과학) 재난영화 '아마겟돈'은 이처럼 소행성 충돌로 멸종 위기에 처한 인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25년이 지난 현재 영화처럼 종말적인 위험이 다가오진 않지만 여전히 수많은 소행성들이 지구를 방문하고 있다.

27일 아침 화물트럭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갔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지만 그간 지구에 다가온 우주물체 중 가장 가까이 접근한 것. 새해벽두부터 소행성이 지구에 다가오면서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2023 BU'라고 명명된 크기 약 3.5~8.5m(약 11.5~28피트)의 소행성이 한국시간 기준 27일 오전 9시27분께(현지시간 26일 오후 4시27분) 남아메리카 남단 인근 상공을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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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지구를 스쳐지나간 '2023 BU' 소행성 상상도. (사진=나사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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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가까운 '잠재 위험 소행성' 약 2300개…충돌 시 '텍사스'가 날아간다


2023 BU 소행성은 지표면에서 불과 3600㎞(약 2200마일) 떨어진 곳까지 다가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는 이 소행성이 현재까지 기록된 지구 근접 천체 중 가장 가까이 접근한 물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3600㎞는 지구에서는 굉장히 먼 거리지만 우주를 기준으로 보면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로 스쳐 지나가는 수준이다. 당장 천문학계에서는 태양과 1.3AU 이내로 접근하는 소행성을 '근지구소행성(NEA)'이라고 보고 추적 관찰을 진행한다. 1AU는 태양과 지구 간의 평균거리로 약 1억5000만㎞ 수준인데, 1.3AU는 약 1억9500만㎞다.

이같은 근지구소행성은 현재까지 약 3만1000여개가 발견됐다. 지구에 재앙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크기로 한정하면 140m 이상의 근지구소행성은 1만여개, 1㎞ 이상의 소행성은 850여개로 추산된다. 소행성 관찰은 주로 태양광 반사를 포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강한 태양광에 존재 자체가 숨겨지는 소행성도 있는 만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소행성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근지구소행성보다 더 실질적으로 위험한 소행성은 '잠재 위험 소행성(PHA)'로 명명돼 보다 집중적으로 관리된다.

잠재 위험 소행성은 지구와의 최소 궤도 교차 거리(MOID)가 0.05AU(약 716만㎞) 이하이고 지름이 약 140m 이상인 소행성들이다. MOID는 지구와 소행성의 공전 궤도가 교차할 때 실제 떨어진 거리, 즉 지구와의 최접근거리를 의미한다. 지구 중력이 태양 중력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지구 중력권'이 약 92만㎞ 수준임을 고려하면 잠재 위험 소행성이 지구로 끌려 들어올 가능성이 적지 않은 셈이다.

현재 잠재 위험 소행성은 약 2300여개가 발견돼 관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잠재 위험 소행성의 최소 크기인 140m 수준의 운석이 지구에 충돌할 경우 미국 텍사스주 규모(약 70만㎢)가 초토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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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NEA)' 추이.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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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이하 초소형 소행성은 매년 떨어져…10년 전엔 도시파괴급 소행성 충돌하기도


이번 2023 BU 소행성은 지구에 충돌하지 않았지만, 사실 2023 BU와 같은 작은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비교적 잦은 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환경감시기관에 따르면 공중폭발·건물파손 등의 피해를 입힐 수 있는 10m 이하의 소행성의 충돌 확률은 1년에 1회 수준이다.

소행성 크기가 커질수록 충돌 확률이 급격히 줄어들지만, 그만큼 피해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10~50m의 소행성의 충돌 확률은 1000년에 1회 정도인데 한 도시를 파괴할 수 있고, 1만 년에 1회 충돌할 수 있는 50~100m 소행성은 국지적 파괴 및 대양 규모의 쓰나미를 불러일으킨다.

소행성의 크기가 1㎞를 넘어가면 100만년에 1번 떨어지며 국지적 초토화, 전지구적 기후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6600만년 전 떨어져 공룡을 멸종시키고 전지구 생명체의 70%을 없애버린 소행성 '칙술루브'의 크기는 최소 10여㎞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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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랴빈스크=AP/뉴시스]지난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의 한 고속도로 상공에 15일 운석이 통과하면서 밝은 섬광이 나타났다. 이날 운석이 첼랴빈스크 상공을 통과하면서 폭발, 건물 유리창들이 깨지면서 수백여명의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 확률이 수백~수백만년에 1회 정도로 계산되지만 소행성의 위험성은 결코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불과 10년 전인 2013년에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20m급의 소행성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1500여명을 다치게 하고 7200여채의 건물을 파손시키는 등 소도시 하나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며, 100여년 전인 1908년에도 러시아 퉁구스카 지역에서 50m 크기의 소행성이 공중폭발하며 인근 2000㎢ 지역을 초토화시킨 바 있다.

이에 전세계 각국은 소행성을 감시하는 동시에 지구를 향할 위험성이 있는 소행성을 직접 요격하는 등 이른바 '지구방위임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 우주선을 고의 충돌시켜 궤도를 틀어버리는 실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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