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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취약계층 지원 강화하는 은행권…'이자장사' 논란 잠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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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금융지원 이어 5000억 사회환원 프로젝트

예대금리차 확대에 비판 여론…금융당국도 압박

당기순이익 8% 내놨지만, 최근 배당 요구도 거세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은행권이 잇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자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가 커진 가운데 사회적 기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향후 3년간 총 5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해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2023 은행 동행 프로젝트(가칭)’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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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은행연합회 및 금융협회가 공동 주관한 ‘2023년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행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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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원은 개별 은행 수익의 일정 부분을 재원으로 조성한다. 이를 활용해 경제 부담이 커진 가계·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돕고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도 완화할 계획이다. 은행권 공동 공익 사업도 실시한다. 상반기 중 지원 사업과 협력기관을 확정, 기부를 시작한다.

은행연은 앞서 26일에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고금리 부담을 해소하는 4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중소기업 신용대출 연장 시 금리 7% 초과분은 금리를 최대 3%포인트 인하하고 은행별로 중소기업 대상 금리를 최대 2~3%포인트 인하하는 방안 등이 잠겼다.

국내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였던 지난 3년(2019~2021년)간에도 연간 1조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해왔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8.2%에 해당해 3~4% 수준인 일반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금융회사(1%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이 추가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삼중고와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서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은행연 설명이다.

은행들의 이러한 사회적 기여가 ‘고금리 상황에 이자장사 한다’는 은행권에 대한 싸늘한 시각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등 이익은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3조9000억원에서 2021년 16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15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데 비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아 예대금리차가 벌어지자 은행이 더 큰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은행 직원들이 높은 연봉과 연말연초 이들에 대한 거액의 성과급 지급 소식은 비판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은행연은 이에 대해 예대금리차 확대는 예금과 대출의 만기 구조 차이에 따른 단기 현상이며 성과급도 최근 급변한 시장금리 영향이 반영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출금리를 더 낮추고 취약 차주를 위한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는 금융 당국의 요구가 이어지자 선제적으로 자율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는 해석이다.

은행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은행권은 실물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를 통해 얻게 된 이윤을 사회에 적극 환원해 우리 사회와 상생하며 동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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