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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후 8시까지 늘봄학교…"준비 부족"vs"돌봄 부담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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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전국 200개교 늘봄 시범 운영

늘봄학교, 오후 8시까지 돌봄 제공

초1 대상 에듀케어 프로그램 지원

교사들, 업무 가중…교육질 저하 우려

학부모들 "돌봄 부담 경감" 기대

교육당국 "지자체 협업 방안" 노력

초등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봄과 방과 후 교육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오는 3월 시범 운영을 앞둔 가운데 교육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대체로 '학교'라는 공간에 본연의 기능인 교육 외에 돌봄이 추가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업무 가중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다. 반면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들은 돌봄 부담을 덜 수 있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오후 8시까지 돌봄 확대…에듀케어 프로그램 지원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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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5일 경기·경북·전남·대전·인천교육청 관할 200개 초등학교를 2023학년도 늘봄학교 시범 운영 학교로 선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의 10% 가량인 80개교를 시범 운영 학교로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들 학교는 이르면 3월, 늦어도 2학기부터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 확대하게 된다.

교육당국은 단순 돌봄에 그치지 않고 학습 지원을 위해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또 희망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인공지능(AI) 등 에듀테크 기반의 교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나 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강료를 내야 참여할 수 있는 '특기적성 프로그램' 수강 학생에게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하나 더 무상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다.

주말과 방학에도 돌봄을 필요로 하는 학생에게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대학과 기업, 비영리단체의 참여를 통해 AI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제공한다.

'준비 안 된' 돌봄 확대로 업무 가중…교사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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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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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교사들은 '준비 안 된' 돌봄 확대는 교사들의 업무 가중으로 결국에는 교육의 질 저하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021년 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로 연장했을 때도 경기도교육청이 도내 초등학교 학교장을 대상으로 의견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038명 중 5%인 50명만이 찬성 의견을 냈을 정도다.

이번에도 교육부는 늘봄학교 시행에 앞서 업무 경감을 위해 경기도에 31명의 장학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인력이 학교가 아닌 지역교육청에 배정되는 상황에서 결국 실제 학교현장에서의 돌봄 업무는 교사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정부교 정책실장은 "늘봄학교 운영까지 불과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동안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겠냐"며 "학교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 한 두 번은 교장·교감 등이 학교에 남을 순 있겠지만, 다음에는 교사들이 업무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돌봄 확대로 인한 업무 가중을 막기 위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강조한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한 돌봄의 부담 분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과 돌봄을 분리해 돌봄 업무를 돌봄 전담사가 도맡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현재까지 지자체와의 협력 방안 및 시범 학교 선정 기준, 돌봄 전담사 확충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는 못 한 실정이다.

학부모 '늘봄학교' 환영…교육 질 강화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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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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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늘봄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의 엄마 이모(41)씨는 "야근 및 회식 등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때 늘봄학교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질 높은 교육 프로그램이 동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염은정 경기지부장도 "맞벌이 부부에게 돌봄 문제는 생활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으로,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직장인 부모들은 더욱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며 "수요조사를 명확히 해 일률적으로 시간이 늘리기보다는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당국은 일선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에게 행정 업무 부담을 주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늘봄학교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자체와 협력해 양질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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