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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차세대 유니콘]⑧ 서정훈 사운드플랫폼 대표 “AI가 음원 돋보이게 마스터링… 음향 기술 한류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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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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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음악산업을 대표하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매된 음악은 137만곡이다. 이 가운데 음악 후가공(믹싱·마스터링) 시장은 1조7800억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전 세계 음악 후가공 시장 점유율은 1.6%에 불과하다. K팝과 아이돌이 전 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음향 기술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10년 경력의 음악 마스터링 전문가 서정훈 엔지니어가 사운드플랫폼을 창업하고 인공지능(AI) 마스터링 솔루션 ‘뮤닛’을 출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해외 시장에 한국의 음악 마스터링 기술력을 전파하는 동시에 인공지능으로 마스터링 작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사운드플랫폼 사무실에서 만난 서 대표는 “일반인부터 동호회, 롱테일 아티스트(인디 뮤지션), 전업 아티스트까지 누구든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마스터링 솔루션을 완성해 나가겠다”라고 했다.

음악 후가공은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으로 나뉜다. 가수나 연주자가 음향 기기에 특정 소리를 녹음하면 엔지니어는 녹음된 음악을 인간이 2개의 귀로 가장 균형 있게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혼합한다. 녹음된 다양한 소리를 균형감 있게 혼합한다는 의미로 믹싱이라고 한다. 믹싱이 끝난 음악은 최종적으로 소리를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드는 마스터링 작업을 거친다. 마스터링을 ‘음악 포토샵 작업’이라고 부르는 것도 음악을 더욱 돋보이고 화려하게 만드는 마지막 작업이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 뮤닛을 통해 전문 엔지니어 작업의 3분의 1 가격, 절반 이하의 시간으로 마스터링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라고 자부했다. 그는 “마스터링 작업은 통상 2주 정도의 예약 대기 시간과 2시간 작업 시간이 소요되며 비용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이 든다”라며 “뮤닛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시간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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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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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플랫폼의 마스터링 작업은 인공지능 보정, 인공지능 보정 후 엔지니어 리터칭, 엔지니어 보정 등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 대표는 “인공지능 마스터링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는 반면 전문 엔지니어의 리터칭은 과금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다”라며 “현재는 인공지능 서비스 버전만 개방된 상태지만, 오는 3월부터 국내를 대표하는 마스터링 엔지니어 6명이 함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15명 정도로 이 가운데 6명을 뮤닛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뮤닛은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전업 아티스트부터 일반 대중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스터링은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음악 후공정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라며 “그러나 실제로는 취미로 음악 작업을 하는 직장인부터 노래교실에 다니는 주부 등 음악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전문 마스터링 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아티스트가 합리적인 금액으로 음악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사운드플랫폼 뮤닛 서비스의 첫 번째 서비스 목표다. 서 대표는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음악 유통 플랫폼에 자신의 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격을 맞춰야 하는데, 뮤닛을 통하면 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유통 서비스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다”라며 “아티스트가 음악 제작에만 집중하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도 결국 전문 엔지니어가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인공지능으로 마스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행 업체들이 있지만, 어떤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학습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라며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은 아시아에는 존재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도 2~3개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서 대표는 “뮤닛은 전문 엔지니어들이 오랫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고품질 음악을 생산할 수 있다”라며 “현재 인공지능 솔루션의 성능이 전문 엔지니어의 80%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운드플랫폼은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과 함께 주파주 가공 기술을 활용한 테라피 음악 애플리케이션(앱) 뮤리프도 서비스하고 있다. 뮤리프는 수면, 안정, 집중, 휴식을 주제로 한 테라피 음악을 제작해 유통하는 서비스다.

뮤리프 사업에 콘텐츠 부분을 담당하는 하이정 사운드플랫폼 작곡가는 “뮤리프는 테라피 음악을 제공하는 앱으로 인간의 안정적인 심리에서 나타나는 뇌파를 음악과 합성한 테라피 음악을 서비스하고 있다”라며 “국내 유명 대학 출신 작곡가들이 사내 테라피 음악 연구소에서 테라피 기능과 음악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연구 및 제작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테라피 음악 중 수면을 돕는 수면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기존 수면 음악은 반복된 주파수 소리를 내는 기계음에 가까웠다”라며 “뮤리프의 수면 음악은 특별히 제작된 음악에 주파수 가공 기술을 접목한 만큼 이용자는 음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숙면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라고 했다. 이어 “클래식으로 대표되는 단조로운 수면 음악의 장르도 재즈, 팝, 레게, 힙합 등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인공지능 마스터링 솔루션 뮤닛은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와 오는 5월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테라피 음악 앱 뮤리프의 경우 서비스 안정화와 함께 이용자 니즈(needs·욕구)가 큰 수면 음악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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