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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경찰, 마약사범 작년 1만2387명 검거…10명 중 6명은 10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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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SNS·가상자산 이용 마약류 범죄 증가

인터넷 익숙한 20~30대 검거 늘며 비중 ‘과반’

미성년자도 마약류 판매·유통 범죄 연루 늘어

警, 전문수사팀 전국 확대 운영…“강력 단속”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경찰이 지난해 마약류 범죄 사범으로 역대 최다 수준인 1만2387명을 검거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층 마약 사범이 전체 검거 인원 중 약 56.7%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고 10대 미성년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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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8~12월 5개월간 실시한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기간 중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대가 한 불법 대마 재배시설에서 대마초 6.8kg과 생대마 117주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곳에서 파티룸도 만들어 대매 재배부터 판매·투약까지 한 번에 운영한 피의자 등 5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사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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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형사국 마약조직범죄수사과는 지난해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기간을 포함해 총 1만2387명을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2021년)보다 약 16.6%(1761명) 증가한 역대 최다 검거 인원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 8107명, 2019년 1만411명, 2020년 1만2209명, 2021년 1만626명, 지난해 1만238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해 8월 취임과 동시에 ‘국민체감 약속’ 2호로 마약류 범죄 근절을 내세우면서 그해 12월까지 5개월간 클럽 및 유흥업소와 인터넷(다크웹)을 중심으로 마약류 제조·유통·투약 등 범죄를 집중단속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총 5702명을 검거하고 이 중 791명을 구속했다. 검거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8.2%(1577명)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비대면 거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마약류 불법 유통도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은 지난해 단속기간 동안 전년대비 약 39.5% 많은 1495명을 검거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 중 약 26.2%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간으로는 2018년 1516명에서 지난해 3092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단속을 피하고자 음지화된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웹)과 가상자산(코인 등)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도 지난해 단속기간 533명으로 전년보다 약 19%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2018년 85명에서 2020년 748명, 2022년 1097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과 SNS에 익숙한 젊은 층에서 마약류 사범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20~30대 마약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 3196명에서 지난해 7020명으로 5년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검거 인원 중 비중 역시 약 39.4%에서 56.7%로 크게 늘었다. 미성년자인 만 14세 이상 10대(촉법소년 제외)들의 마약류 사범 검거 또한 2018년 104명에서 지난해 294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단속기간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검거한 청소년 마약류 판매총책 23명(구속 2명) 중 3명은 미성년자인 만 17세 고등학교 3학년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마약류 판매 채널을 개설하고 중간판매책을 통해 필로폰 등 마약류를 유통하다 검찰에 적발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운영하고 가상자산 추적프로그램 활용 등 수사 기반 구축을 통해 지능화와 다변화되고 있는 범죄 수법에 적극 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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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해 8~12월 5개월간 실시한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기간 중 서울경찰청 먀약범죄수사대가 국제우편을 이용해 동남아시아에서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뒤 국내 유통한 피의자 8명 검거(구속 6명)하고 필로폰 3.54㎏ 압수와 현금 4억5400만원의 범죄수익금을 환수했다.(사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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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별로는 클럽(42.9%), 유흥업소(26.3%), 노래방(15.9%) 순으로 마약류 범죄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파티룸에서 파티와 함께 마약을 투약하는 등 신종 형태의 범행도 확인됐다.

특히 클럽·유흥업소 일대에서 마약류 사범 검거가 ‘버닝썬 사건’ 이후 2019년 182명에서 2022년 454명으로 4년 새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집중단속기간에만 전년보다 약 11.4배 급증한 377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마약류 유통의 사전 차단을 위해 판매·제조·밀수 등 공급행위에도 적극 대응해 이번 단속기간 중 공급사범 총 1284명을 검거했다. 이 중 판매사범이 1238명으로 가장 많았고 밀수사범 35명, 제조사범 11명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 16.7㎏ 및 대마초 24.4㎏ 등 대량의 마약류와 범죄수익금 총 5억2000만원을 압수하고, 검찰 기소 전 3억4800만원 상당을 몰수 또는 추징보전 조치했다.

이 밖에도 공단 등 외국인 밀집 지역 노동자들이 모여 공동 투약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2018년 596명(전체 중 7.4%)에서 지난해 1757명(14.2%)으로 증가하는 등 10명 중 1명 이상을 차지했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가장 많았고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이 뒤를 이었다.

경찰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마약류 범죄 수법에 대처하기 위해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현재 6개 시·도경찰청에서 전국으로 확대 운영하고, 전문수사관 채용과 심화 교육과정 신설 등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오승진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마약류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강력한 단속을 이어나가고, 지능화되는 범죄수법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이라며 “마약류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경찰은 검찰·해경·관세청 및 외국 마약수사 기관 등과 함께 정보 공유 및 합동 단속 등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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