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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추위 피하러 온 할머니 내쫓은 부산 경찰…항의 전화엔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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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70대 할머니를 쫓아내고 있는 부산의 한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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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밤 추위를 피해 부산의 한 지구대를 찾아온 70대 할머니를 경찰이 내쫓고 문까지 걸어 잠근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 경찰의 부적절한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번에는 항의 전화를 해온 시민에게 해당 지구대가 "계속 화내세요"라며 조롱하는 듯한 답변을 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MBN이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한 시민은 할머니를 내쫓은 해당 지구대에 전화를 걸어 "뉴스 보고 너무 화가 나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화를 받은 경찰은 "아, 그럼 계속 화내세요"라는 말을 남긴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해당 지구대는 MBN에 항의 전화가 쏟아져 일부 직원의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에 따르면 70대 A씨는 지난달 14일 부산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놓친 뒤 0시 5분께 인근 지구대를 찾았다. 다른 지역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놓친 데다 돈이 없어 갈 곳마저 마땅치 않아 추위를 피하려 해당 지구대를 찾은 것이다. 이날 부산에는 영하권 추위가 이어지던 상황.

하지만 A씨는 해당 지구대에서 40분 뒤 한 경찰관에 의해 강제로 쫓겨났다.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를 보면 한 경찰관이 A씨 팔을 잡아 강제로 밖으로 내보낸다. 또 다른 경찰관은 A씨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까지 걸어 잠갔다.

지구대 측은 A씨가 직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해 밖으로 내보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구대 내부 CCTV는 음성 녹음이 되지 않아 지구대 측 해명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에게 쫓겨난 A씨는 지나가는 차를 얻어탄 뒤 3km 떨어진 다른 경찰서를 찾아 몸을 녹이고 나서야 첫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 동부경찰서는 전날 홈페이지에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지구대 밖으로 퇴거시킨 일에 대하여 민원인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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