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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초등학생 오후 8시까지 돌봄…교사 “업무 과중” vs 학부모 “부담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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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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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오는 3월 초등학생 돌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는 ‘늘봄학교’의 시범운영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업무 가중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 부담을 덜 수 있어 기대감을 나타내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9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25일 경북을 비롯해 인천·대전·경기·전남 등 5개 시·도교육청을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선정했다. 경북에서는 40개교 학교에서 시범 운영된다.

늘봄학교는 현 정부의 ‘교육·돌봄 국가 책임 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돌봄 시간을 늘리고 맞춤형 돌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늘봄학교는 기존 오후 5시까지인 방과 후 돌봄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늘린다. 단순 돌봄에 그치지 않고 학습 지원을 위해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미술과 놀이 체육, 영어연극, 과학·요리 교실 등이다.

교실에서 먹는 간식과 점심·저녁 비용도 전액 무료다. 교육부는 돌봄 시간 확대로 약 7000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일선 교사들 “업무 가중으로 교육의 질 저하 될 것”


일선 교사들은 돌봄 확대가 교사들의 업무 가중으로 이어져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가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교사 5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6.7%(552명)가 돌봄 확대에 반대했다. 찬성은 2.1%(12명)였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1.2%(7명)로 집계됐다.

교사들은 돌봄 운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사 업무 과중’(58.5%)을 꼽았다. 이어 그 밖의 이유(25.6%), 돌봄 프로그램의 부실(9.3%), 수용 공간 부족(6.3%) 등이었다.

그 밖의 이유로는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주류였다.

전교조 경북지부 관계자는 “돌봄을 이용하는 학생 대부분은 초등 저학년 학생”이라며 “이 나이의 학생들이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발달 단계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맞벌이 학부모는 ‘늘봄학교’ 환영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들은 늘봄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학부모 이형욱씨(37)는 “맞벌이 부부에게는 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며 “늘봄학교가 운영되면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때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김윤성씨(41)도 “맞벌이 부부에게 돌봄 문제는 가장 큰 문제”라며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돌봄에 대한 부담을 국가가 책임져야 출산율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아이를 가정에서 돌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돌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경북지역 한 교사는 “공직사회를 제외하면 부모들이 유연근무제나 근로시간 단축제를 편히 쓰지 못한다”며 “일찍 퇴근해서 내 아이를 내가 돌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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