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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택시살해' 이기영, 피범벅에 응급실 가서 "고문당했다" 거짓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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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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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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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기영(31)이 체포되기 전에 한 병원 응급실에서 목격됐다는 제보가 나왔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경기도 파주에서 동거녀 A씨(50대)와 택시기사 B씨(60대)를 연쇄 살인한 혐의를 받는 이기영을 집중 조명했다.

한 제보자는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5시30분쯤 파주 한 병원에서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이기영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기영은 응급실에서 "5시간 동안 물고문을 당하고 쇠파이프 폭행을 견디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주장했다고. 그는 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살려달라", "무섭다"며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피범벅이었던 이기영의 얼굴은 제보자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제보자는 얼마 뒤 뉴스를 통해 이기영의 얼굴을 마주했고, 병원에서 봤던 그의 얼굴을 떠올렸다.

알고 보니 이기영은 제보자가 목격했던 12월 25일 새벽에 술을 마시고 모르는 남성들과 다투다가 다친 상처를 고문의 흔적이라고 거짓말했던 것.

응급실에서 치료받던 이기영은 자신을 수색하던 경찰에 체포됐다. 12월 20일 택시기사 B씨를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긴 혐의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기영의 집주인이었던 동거녀 A씨도 살해당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기영은 B씨와의 접촉 사고로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될까 봐 합의금을 주기 위해 집에 데려갔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지난해 8월 3일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가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기영이 A씨를 둔기로 10회 폭행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영은 A씨 살해 다음 날부터 3개월간 A씨 행세를 하며 그의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총 92회 전송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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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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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은 A씨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다가 검찰에 송치되기 하루 전에 "경찰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며 특정 장소를 지목했지만, 현재까지도 A씨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자신의 말 한마디에 수많은 수사 기관이 움직이고 있다. '살인을 밝히는 건 오직 나만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빠져있다"고 판단했다.

이기영은 '수많은 건물을 보유한 건물주',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성공한 CEO' 등 거짓된 이력으로 자신을 포장해왔다. 실제 이기영은 재력가인 할아버지나 아버지로부터 별다른 재산을 물려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이기영에 대해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높아 보인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 다른 사람한테 보이는 모습들은 많은 노력으로 이뤄야 하는데 과정을 생략하고 혼자 거기에 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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