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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지난해 벤처투자 6.8조원…3고 위기 여파에 전년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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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이후 뒷걸음질 본격화…3Q 38%·4Q 44% 감소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업종에 70% 집중

"감소세가 심화…얼어붙은 투자심리 녹이는 게 가장 중요"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이른바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벤처투자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고 현상이 심화한 지난해 하반기에 투자심리가 급속이 악화해 벤처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했다.

29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벤처투자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규모는 6조7640억원으로 전년대비 1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장경색 이전부터 검토하던 투자건을 집행한 상반기에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고물가, 고금리가 벤처투자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1분기 투자는 2조22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5% 증가했다. 2분기 투자는 증가폭이 1.4%에 머물며 1조 931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3분기 벤처투자는 1조 2843억원으로 38.6% 줄었고, 4분기에도 43.9% 감소했다.

중기부는 “벤처투자규모가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7조680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며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 위기로 지난해 벤처투자가 미국은 30.9%, 이스라엘은 40.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벤처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국내 벤처캐피탈들의 적극적인 투자처 발굴과 출자자 모집 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그래픽=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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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벤처투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등 3개 업종에 전체 투자의 70.5%가 집중됐다.

ICT 서비스 업종에는 가장 많은 2조3518억원(34.8%)이 투자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경색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오·의료 투자는 1조1058억원으로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1조 3126억원)에 이어 주목을 받았지만, 상장 바이오 기업의 주가하락, 기술특례상장 심사 강화 등으로 34.1%나 투자가 줄었다.

반면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4604억원으로 2021년 대비 10.6% 증가했다. K팝, K드라마 등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엔터·영상콘텐츠주의 선방 뿐만 아니라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영화 관람 회복 등 긍정적 전망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업력별로는 창업 초기기업(업력 3년 이하)에 대한 투자가 유일하게 증가했다.

초기기업 투자는 전년 대비 7.8%(1452억원) 늘어난 2조 50억원으로, 최초로 2조원을 넘어섰다. 중기(업력 3~7년)와 후기(업력 7년 초과) 기업 투자는 2조 7305억원, 2조 285억원으로 각각 21.6%, 13.3% 감소했다.

이런 변화는 가격협상 여지가 많고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초기기업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벤처펀드 결성액이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하고 투자도 외국에 비해 선방한 것은 우리 벤처캐피탈들이 발로 뛰어 일구어낸 결과”라며 “최근 감소세가 심화하고 있어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기부는 작년 11월 역동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대책을 발표하는 등 시장경색에 대비한 투자 촉진 방안을 추진해왔다.

우선 대책에 포함된 벤처투자 조기집행 인센티브를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지난 4일 공고한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한다.

투자목표비율을 달성한 모태자펀드 운용사에 관리보수 등을 추가 지급하고 차년도 모태펀드 출자사업 선정 시 가점도 부여한다.

모태펀드 우선손실충당 비율도 상향(10 → 15%)해 벤처캐피탈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간다.

또한 대규모 민간자본 유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민간 모펀드를 조속히 도입하고, 대책에 포함된 세제 인센티브도 법령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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