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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대 판매총책까지 등장···날로 심각해지는 청소년 마약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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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마약사범 5년새 281% 급증

법무부, 예방·재범방지 교육 강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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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2학년 A군은 2012년 학원을 다니며 알게 된 또래 친구 B, C와 의기투합해 마약 유통을 통해 돈을 벌기로 했다. 이들은 판매 가격의 10분의 1 수준에 마약을 구매한 뒤 텔레그램에 판매 채널을 개설해 마약을 판매하다 경찰의 단속에 붙잡혔다. A군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성인 중간 판매책을 모집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10대의 마약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미래 세대의 마약사범 증가는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10대 마약사범은 454명으로 119명이었던 2017년 대비 약 281% 폭증했다. 텔레그램 비밀채팅방과 다크웹 등 음지에서 비대면으로 거래되고 있는 마약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실제 10대 마약사범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약 관련 인터넷 사범 검거는 2018년 1516명에서 2019년 2109명, 2020년 2608명, 2021년 2545명, 지난해 3092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10대 마약사범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경찰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간 유흥가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단속을 벌여 5702명을 검거하고 791명을 구속한 결과 촉법소년 기준을 갓 넘은 만 14세 마약사범이 붙잡혔고, 고등학생 마약판매책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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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마약사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수사당국과 정부는 단속과 예방·재범방지 시스템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은 마약거래가 비대면·지능화·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현재 6개 시·도경찰청에서 운영 중인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올해 상반기 내 전 지방경찰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학생 및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비행 청소년에 대한 재범 방지 교육체계를 수립한다. 법무부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한국중독관리센터협회 등 마약관련 전문기관을 법무부 법문화진흥센터로 지정하고 마약예방 법교육 전문강사풀을 확대한다. 또 전국 중·고등학교와 청소년 복지시설 등을 대상으로 학교폭력과 사이버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법교육 출장강연’에 ‘마약 예방교육’을 추가할 방침이다.

예방뿐 아니라 재활 등 재범방지 체계도 구축한다. 소년원 교육과정에 10대 마약사범을 대상으로 한 ‘약물중독예방’ 수업이 추가되고, 소년보호관찰대상자에 대한 지도감독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청소년 마약 사용실태를 상시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보호관찰소, 소년분류심사원, 소년원 등 단계별로 청소년의 마약 사용실태 현황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젊은층으로까지 급격하게 확산되는 마약범죄의 근절을 위해 예방부터 상담?재활지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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