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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LG 보며 눈물 짓던 캐넌 히터 진심, 우승 위해 19년 만에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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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신임 LG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가 해설 위원 시절 있었던 일이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 끝난 뒤 모니터엔 엔딩 영상이 지나가고 있었다. 자리를 뜨던 김 위원이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이날 프로그램의 엔딩 영상은 1994년 한국 시리즈 우승 당시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

94년 LG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재현 당시 해설 위원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후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영광의 시절이 다시 심장을 뛰게 하는 듯 했다. 한참 동안 모니터를 바라보다 영상이 끝난 뒤 젖은 눈을 뒤로 하고 스튜디오를 떠났다.

매일경제

김재현 신임 LG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 사진=LG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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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현 SSG)에서 뛸 당시에도 LG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FA로 SK서 LG로 이적했던 이진영(현 SSG 코치)이 경기 전 인사를 왔을 때 일이다.

이진영이 “최근 팀 성적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끼리는 전혀 문제 없다. 좋은 분위기에서 야구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재현(코디네이터)은 인상을 찌프리며 이렇게 말했다.

“선수들끼지만 좋으면 뭐하는가. LG는 팬들에게 기쁨을 드려야 하는 구단이다. 상처가 많은 LG 팬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팀 분위기 보다 팬들의 분위기를 살려 드려야 한다. LG는 그 어느 팀 보다 승리가 중요한 팀이다. 승리를 팬들에게 선물해야 하는 팀이다. 팬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만 해선 안된다.”

선수로서도 LG에 뜨거운 애정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어느 팀 팬 보다 승리에 목말라 있던 LG 팬들의 마음을 현역 시절에도 헤아리고 있었다.

당시 이진영은 “김재현 선배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LG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었다.

그 애정은 해설위원이 되고 국가대표팀 코치를 거치면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랬던 김재현 해설 위원이 다시 LG 유광 점퍼를 입었다.

LG는 29일 김재현 해설위원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로 선임했다.

김재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는 신일고를 졸업한 뒤 LG에 입단,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사상 처음으로 신인이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그 해 팀의 2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김재현의 몫이었다.

이후 SK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이적했으며 2010년 은퇴했다. 은퇴 후 LA 다저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국내에선 한화 이글스와 국가대표팀에서 타격코치를 맡았다. 야구 해설위원과 한국야구위원회 기술 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코디네이터는 당시의 붉어졌던 눈물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그 눈물을 환희의 눈물로 바꿀 준비에 들어갔다.

이진영에게 했던 말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팬들을 위해 반드시 승리를 선물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

누구보다 LG에 대한 애정이 컸던 야구인이었기 때문에 더 많은 공을 LG에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왔지만 그의 가슴 속에 LG가 영원히 담겨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애정의 크기만큼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 분명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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