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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中 지방 정협 신임 대표들, 비공산당-60년대생 많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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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분석…시 주석 "소통과 협의" 강조 대응 움직임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2일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의 폐막식서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빈 자리를 사이에 두고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한정 부총리와 기립 박수를 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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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최근 중국 지방정부가 선출한 정치 자문기구 대표들 가운데 비(非)공산당 엘리트들과 연령이 낮은 이들이 눈에 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 31개 성·시·자치구가 최근 실시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각 지역위원회 신임 주석 선거 결과 비당파와 1960년대생이 발탁된 점에 주목했다.

비공산당 엘리트와 상대적으로 젊은 관리들을 발탁함으로써 향후 더 고위직으로 올라갈 발판을 마련해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신년사에서 "소통과 협의"를 언급하는 등 사회 통합을 중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달 초 신년사에서 중국만큼 큰 나라에서 사람들이 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우려나 견해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소통과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정협은 5년을 주기로 위원을 선출하며,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정치 자문기구로서 중국 정부에 각종 정책을 제안한다.

통상적으로 정협 지역위원회 주석 자리는 퇴직 연령인 65세가 얼마 남지 않은 현지 주요 공산당 간부에게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이런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과거 지역 주석들은 퇴직 전에 약 3년 동안 의례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

SCMP는 정협의 역사가 "공산당이 국민당과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 했던 국공 내전 시절로 거슬어 올라간다"면서 "정협은 이제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중국 공산당이 다른 분야 엘리트와 비공산당원에게 다가가는 데 활용하는 핵심 조직이 됐다"고 풀이했다.

신임 정협 지역위원회 주석 가운데 6명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당대회에서 새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 위원 376명에 속해 있다. SCMP는 이들이 향후 5년간 특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6명 중 신장 위구르자치구 정협 주석인 누를란 압둘만진(60)은 유일한 중앙위원회 정회원이며, 상하이의 후원룽(59)과 지린성의 주궈셴(59), 광둥성의 린커칭(57), 하이난성의 리룽찬(57), 닝샤후이족자치구의 천융(57) 등 5명은 후보 위원이다.

푸젠성 출신인 후원룽은 오염 통제 기술에 대한 연구로 많은 상을 받은 저명한 환경 과학자다. 저장성 출신인 주궈셴은 관영 신화통신사 지방 조직에 오래 재직했다. 천융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고, 리룽찬은 20년간 상무부에 재직했다.

아울러 저장성과 산둥성, 쓰촨성, 장쑤성 등 4곳에서는 여성 주석이 선출됐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부교수는 "중국은 지난 몇 년간 각 지방에서 60세에 가까운 부주석급 관리를 현지 정협이나 전인대 주석으로 기용하며 정치 경력을 늘릴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이런 방식은 해당 관리들을 지역 최고 자리로 승진시킬뿐 아니라 퇴직 연령을 5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방정부에서 부주석급은 60세에 은퇴해야 하지만, 당 서기나 행정부 수장, 전인대 및 정협 주석 등은 65세까지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셰마우쑹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린커칭, 천융, 리룽찬 등의 관리들은 이번 승진으로 정치 경력을 약 10년 확보하게 됐다"며 "이들이 지도자직으로 승진한 건 시 주석이 비공산당 엘리트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정협을 강화하는 데 정말 진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셰 연구원은 "후원룽과 천융 같은 유망한 관리가 지역 정협 주석을 맡으면, 정협은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되고 당 외부에서 공산당에 양질의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외부로부터 고조되는 압력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국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협의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소통과 협의'를 언급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당대회 보고서에서 정협 산하에 존재할 수 있도록 허용된 8개의 관계를 설명할때 쓰는 용어인 "협의 민주주의"를 완전히 발전시키겠다고 발언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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