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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108일만에 왼발 반전…"의심 말라"손흥민에 쏟아진 英 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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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침묵을 깨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는 토트넘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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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y’s back. 2 stunning goals(쏘니가 돌아왔다. 굉장히 멋진 2골과 함께).”

토트넘 출신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인 게리 리네커(63)가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골 침묵을 깬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1)의 부활포를 반긴 거다. 손흥민은 이날 2022~23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2강전 원정 경기 프레스턴 노스 엔드(2부리그)전에서 2골을 몰아쳐 3-0 승리와 16강행을 이끌었다.

이 경기 전까지 손흥민은 4경기째 침묵하는 등 모든 대회 통틀어 26경기에서 단 6골에 그쳤다. 게다가 토트넘이 지난 26일 ‘경쟁자’ 비야레알(스페인)에서 네덜란드 출신 윙어 아르나우트 단주마를 영입했다.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 공격수 출신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는 지난 27일 “항상 날카로웠던 손흥민은 뭔가 부족하고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내가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라면 손흥민을 벤치로 내리고, 히샬리송에 선발 기회를 주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고, 일부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벤치행을 예상했다.

토트넘 공격수 해리 케인이 몸이 좋지 않아 훈련을 제대로 못한 가운데, 손흥민은 프레스턴전에 이반 페리시치, 데얀 클루셉스키와 함께 스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16분과 25분 2차례 과감한 슈팅으로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마침내 후반 5분 보란듯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아크 오른쪽 뒷편 45도 지점, 일명 ‘손흥민 존’에서 왼발 감아차기로 약 27m짜리 장거리 슛을 쐈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망 왼쪽 구석에 꽂혔다. 5경기 만이자 24일 만에 골 맛을 본 손흥민은 어퍼컷을 한 뒤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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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슛을 쏘는 손흥민(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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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4분에는 페리시치의 발뒤꿈치로 백힐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문전에서 왼쪽으로 빙글 돈 뒤 왼발 터닝슛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작년 10월 유럽 챔피언스리그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108일 만에 멀티골을 뽑아냈다. ‘위기의 남자’였던 손흥민이 왼발로만 시즌 7호, 8호골을 터트리며 반전을 만들어냈다. 유효슈팅 4개와 패스성공률 9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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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인스타그램을 손흥민 사진으로 도배했다.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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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런던은 “그라운드 위 누구보다 높은 레벨이었고, 그의 새 출발이 되길 바란다”며 양 팀 최고 평점 9점을 줬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앨런 시어러는 “우리가 아는 손흥민의 모습을 확인했다. 대단한 슈팅”이라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코치는 “손흥민은 최고 선수다.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갖고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케인은 인스타그램에 손흥민 사진과 함께 “잘했어, 친구들아, 쏘니”란 글을 남겼다. 토트넘은 인스타그램을 손흥민 사진 9장으로 도배하며 “손흥민을 절대 의심하지마”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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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이 골을 도운 페리시치(오른쪽 둘째) 품에 안겼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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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작년 11월 안와골절상을 당한 채 카타르월드컵 강행군을 치른 데다 왼쪽 윙백 페리시치와 불협화음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케인이 결장해 페리시치가 원톱으로 나서자, 손흥민이 수차례 중앙으로 침투하며 예전의 날카로운 모습을 되찾았다. 올여름 가세한 페리시치와 처음으로 득점을 합작한 손흥민은 달려가 페리시치 품에 안겼다. 상대팀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팀이긴 했지만, 손흥민은 기대득점(XG)이 0.18골인데 불구하고 2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자신감을 찾기 위해 이런 골들이 필요했다. 스트라이커로서 중요한 건 득점”이라고 말했다. 단주마가 이날 쐐기골을 터트리기는 했지만, 손흥민이 경쟁자 앞에서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걸 보여줬다.

손흥민은 후반 40분 교체아웃되면서 통증을 느끼듯 얼굴을 찡그렸지만, 다행히 몸상태는 문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손흥민은 다음달 6일 맨체스터시티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9호골에 도전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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