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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 차갑게 언 채 눈물만" 한강 다리서 20대 여성 살린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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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문철 TV’ 차량 블랙박스 영상
경찰 신고 후 조심스럽게 다가가 구조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제보 영상. 지난해 11월 12일 한강 서강대교 난간 위에 홀로 앉아 있던 20대 여성을 시민들이 구조하고 있다. 한문철 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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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던 20대 여성을 시민 2명이 구조해낸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문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28일 ‘서강대교 난간에 앉아있던 20대 여성을 발견한 블랙박스차 운전자가 한 행동은’이라는 제목으로 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오후 1시쯤 서강대교 난간 위에 위태롭게 걸터앉아 있었다. 이를 본 제보자 B씨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지대에 차를 멈춰 세웠다. 5분가량 A씨를 지켜보던 B씨는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다리 밑에 119구조선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다른 시민과 함께 A씨를 꼭 붙잡고 다리 안 쪽으로 끌어내렸다.

A씨는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난간 위에 앉아있었는지 손이 차갑게 굳어있었다. B씨는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이었는데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며 “차가운 손과 팔을 꽉 잡아주며 ‘괜찮다’고 달래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문철 변호사는 “섣불리 다가가면 이 여성이 그냥 뛰어내릴 수 있었던 상황인데 경찰이 도착한 후 붙잡아 내리는 등 판단을 참 잘했다”면서 “취업이 안돼서 그랬는지, 얼마나 힘든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바쁘다고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침착하게 대처해서 한 생명을 살렸다” , “다들 냉철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도, 사람 목숨이 걸린 부분에 대해선 한 마음인 것 같다” 반응을 보였다.

또 A씨에 대해서도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힘을 내길 바란다”, “죽고싶을 만큼 힘든 시기는 많은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그 순간을 이기고 살아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 등의 격려를 보냈다.

B씨는 “혹시라도 한강 다리 위에서 저와 같은 일을 목격할 경우에는 112신고 후, 다리 밑 구조선이 오면 조심히 다가가 구할 수 있다면 꼭 생명을 구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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