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영국군, 잇따른 한반도 연합훈련…유엔사 재활성화 신호탄 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영국군이 한반도에서 잇따라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 미국 외 국가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을 포함해 유엔사 전력제공국의 위상 정립 등 유엔사 ‘재활성화’(Revitalization)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일보

이달 중순 영국 해군과 한·미 해군 특수전부대 병력이 한반도 해상에서 훈련을 벌이고 있다. 왼쪽이 영국 해군 초계함 스페이(HMS Spey), 오른쪽은 미군 중형특수전보트(CCM). 주한미특수전사령부(SOCKOR)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한미특수전사령부(SOCKOR)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한·미 해군 특수전부대(네이비 실·NAVY SEAL)가 이달 중순 한국 해역에서 영국 해군 초계함 스페이(HMS Spey)와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게시된 사진에는 영국 초계함 1척과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군 중형특수전보트(CCM) 2척에서 한·미·영 병력이 훈련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밖에 3국 병력이 해안과 산악 지형에서 훈련하는 내용도 공개됐다. SOCKOR은 “겨울 상황에서의 침투·탈출 훈련, 산악에서의 정밀 타격 표적 훈련, 추운 날씨에서의 야간 훈련으로 구성됐다”며 “영국군, 주한미군 등을 포함하는 상호 운용성 연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내 외국군 합동 훈련은 통상 미군 위주로 진행돼왔지만 최근엔 영국군 등도 참가 빈도를 늘리고 있다. 영국 육군이 지난해 11월 1개 소대를 강원 인제로 보내 한국군과 과학화전투훈련(KCTC)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한·영 양국의 최초 연합 KCTC 훈련이었다.

중앙일보

이달 중순 한·미 해군 특수전부대 병력이 영국 해군과 함께 한국 해안에서 야간 훈련을 벌이고 있다. 주한미특수전사령부(SOCKOR)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열린 연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는 호주군이 처음 참가한 바 있다. 당시 한국 공군에선 F-35A·F-15K 등 140여 대, 미군에선 F-35B·EA-18 등 100여 대가 출격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 훈련이 이뤄진 가운데 호주 공군도 KC-30A 공중급유기 1대를 보냈다.

한반도 내 훈련국의 ‘다양화’를 놓고 유엔사의 역할 재정립과도 맞닿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과 호주 모두 유엔 안보리 결의와 워싱턴 선언이 정한 전력제공국 16개에 속한다. 이들 국가는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유엔기를 들고 전투부대를 앞세워 참전이 가능하다.

지난 정부 축소된 유엔사 역할을 현 정부 들어 복원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차례 포착됐다. 유엔사와 갈등을 빚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문재인 정부 시절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북송 과정에선 판문점 출입을 관할하는 유엔사가 관련 정황을 구체적으로 설명 받지 못해 ‘패싱’ 논란이 일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유엔사 역할 강화를 공언했다. 국방부는 올해 하반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인 안보협의회의(SCM)와 서울안보대화 시점에 맞춰 처음으로 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다자 회의를 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유엔사라는 국제사회의 지지 축을 확보해 효과적으로 대북 압박에 나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