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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아직 불안, 눈치" "이젠 괜찮아" 반응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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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쓰는 게 익숙해요.", "눈치가 보여 착용했어요.", "습관적으로 쓰게 돼요."

대중교통 수단과 병원 등 일부 시설을 빼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오늘(30일), 출근길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채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했습니다.

27개월 만에 마스크 착용 여부가 개인의 선택에 맡겨졌지만, 착용 습관이 굳어진 데다 섣불리 벗기에는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에 의무 해제 이전과 비교해 뚜렷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마스크를 불가피하게 벗을 수밖에 없는 식사 시간이나 금방 숨이 차오르는 운동 시간에는 착용 의무 해제에 한결 빨리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아침 신분당선 판교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 가운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광교신도시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김모(56·성남시 분당구)씨는 "승강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지만, 방역 당국이 '착용 권고'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어차피 열차 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해서 집에서부터 줄곧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 판교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직장인 대부분도 지하철 내부에서 착용했던 마스크를 외부에서도 벗지 않은 채 직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원역을 거쳐 출근한 한 직장인은 "다들 승강장에서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기에 눈치가 보여 착용했다"며 "사람이 많은 곳에서 민얼굴을 드러내려니 어색하고 부끄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서구청역에서 '어르신 안내 도우미'로 활동 중인 장모(75)씨는 "오전에 둘러보니 시민 10명 중 10명은 모두 승강장에서 마스크를 썼다"며 "인파가 몰리는 곳은 마스크를 쓰는 게 익숙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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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나 회사, 은행, 백화점, 병원 등에서도 종전처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구 북구청 종합민원실을 찾은 40대 유모씨는 "해제라고는 하는데 병원이나 대중교통 같은 곳은 착용해야 하니까 번거로워서 그냥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며 "아직은 완전히 벗고 다니기엔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 대부분도 마스크를 쓴 채 공항 도착장을 나섰습니다.

관광객 김모(45)씨는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니까 제주에 도착하더라도 공항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자연스럽게 쓰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내라도 마스크를 불가피하게 벗어야 하는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한결 자유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천시 서구 한 중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대부분 마스크를 벗은 채 담소를 나눴습니다.

음식 주문은 물론 수령과 반납 등이 모두 '셀프'로 이뤄져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돌아다녔습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한 이모(35)씨는 "음식이 나올 때까지 마스크를 쓰고 기다리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했습니다.

중년 여성 5명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는 일행 중 1명이 밑반찬을 가지러 가며 마스크를 챙기자 "이젠 안 써도 괜찮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식당가에서는 몇몇 손님이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익숙한 듯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고 일행과 대화하거나 일행 3명 중 1명만 마스크를 쓴 채 들어서는 광경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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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도 아직 마스크를 벗기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등교하거나 수업에 드는 모습이 주를 이뤘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초등학교 한 교실에서는 학생 18명 중 3명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담임교사는 수업 전 "오늘부터 교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몸이 아픈 학생은 꼭 착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안내했으나 대다수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오히려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울산시 남구 옥동초등학교에서도 1∼6학년 전 교실을 통틀어 마스크를 벗은 학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찾기 어려웠습니다.

마스크를 벗은 한 학생은 "그동안 답답해서 힘들었는데 마스크를 벗으니 숨쉬기가 정말 편해졌다"며 "다른 친구들도 빨리 벗었으면 좋겠다"고 바랐습니다.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종식이 안 되다 보니깐 불안한 부모님들이 아직은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스크 자체가 보온 기능이 있고, 다른 호흡기 증상도 예방되니 아직은 많이 착용하는 것 같은데 벗으려면 시간이 좀 지나야 할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6살 딸의 유치원 등원 때 마스크를 씌워 보낸 이모(35)씨도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감염 예방 차원에서라도 마스크 착용이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아이에게 마스크 착용 습관을 들이기도 쉽지 않았었는데 한 번 벗었다가 다시 씌우려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도 같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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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헬스장 등 체육시설에서는 해방감을 만끽하는 모습이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이날 오전 해운대구 한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시민 30여명 중 절반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었습니다.

유산소 등 땀을 많이 흘리거나 격한 운동을 하는 이용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을 했습니다.

헬스장 이용객 김모(33)씨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했는데 벗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보여 노 마스크로 운동하고 있다"며 "숨이 찰 때 마스크가 너무 거슬렸는데 조금 더 편하게 운동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반겼습니다.

충북 청주시의 한 헬스장서도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거나 줄에 매단 마스크를 목에 걸고 운동하는 시민들이 제법 포착됐습니다.

백신 5차 접종까지 마쳤다는 문모(77)씨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면 불편한 게 한두 개가 아니었는데 드디어 벗을 수 있어 기쁘다"며 "아직 마스크 벗는 게 어색하지만, 백신도 맞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을 제외한 대다수는 민얼굴로 운동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청주시 주민 이모(33)씨는 "헬스장은 아무래도 땀이나 침방울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 당분간은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운동할 것"이라며 "아직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 눈치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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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조제행 기자(jdon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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