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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기고] 유기성 폐자원 ‘新에너지 솔루션’ 안착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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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대응이 다시 한번 가장 큰 장기적 위기 요소로 지적되었다. 또 세계정세 불안정에 따라 에너지 위기 역시 현재의 위협 요소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한 환경친화적 대응 방안으로 쓰레기, 그중에서도 유기성 폐기물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기성 폐기물이란 가축의 분뇨,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수찌꺼기, 음식물쓰레기 등 썩기 쉬운 폐기물을 지칭한다. 이런 유기성 폐기물은 과거에는 처치 곤란한 ‘쓰레기’, ‘오물’로 생각되었으나, 잠재적인 에너지 함량이 높아 재생가능한 ‘폐자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세계일보

황석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우리 생활에서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서는 1인당 하루 평균 220g 정도, 즉 대략 밥 한 공기 분량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된다. 이를 우리나라 인구로 환산하면 일일 약 1만1000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이며, 이는 10t짜리 탱크로리 1100대에 해당하는 매우 막대한 양이다. 이뿐 아니라 가축분뇨 또한 매년 5000만t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을 폐기물로 생각하면 처치 곤란한 쓰레기이지만, 폐자원으로 생각한다면 풍부하고 안정적인 대안 자원이 될 수 있다.

그간 음식물쓰레기나,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은 주로 퇴비나 동물 사료로 재활용됐다. 하지만 침출수 발생,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다른 대안을 찾아왔다. 그중 하나가 바이오가스화 사업이다. 유기성 폐자원을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의 먹이로 주면 유기성 폐자원이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으로 전환되는 놀라운 변모가 일어난다. 폐자원이 재생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이런 바이오가스화 기술이 국내외 다양한 학계와 산업분야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 안보가 중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 또한 이루어 내야 한다. 환경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도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필연성을 바탕으로 현 정부에서도 120대 국정과제에 바이오가스 확대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이라는 법률이 제정돼 2025년부터 바이오가스 생산 목표관리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산업생태계의 조성, 정부의 강력한 정책추진, 그리고 세계적 추세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갖춰지는 것은 흔치 않은데, 바이오가스화 사업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변화를 사회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준비와 인식변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이자 문화 선진국인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서도 품격 있는 선진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모두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의 바이오가스 목표관리제에 대한 차질없는 준비, 기업의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폐자원에 대한 인식변화 및 바이오가스시설 설치에 대한 열린 마음이 어우러져 유기성 폐자원이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황석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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