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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홍성욱의 과학 오디세이] [22] 챗GPT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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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챗GPT에 AI의 미래를 물어봤다. “AI는 의료,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 개선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AI의 잠재적 위험과 윤리적 영향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임감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AI를 계속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에 답해 주는 AI 챗GPT가 화제다. 교수들 모임에서도, 신문 칼럼에서도 모두 챗GPT 얘기다. 미국 학교에서는 이미 챗GPT를 금지시켰다, 웬만한 프로그래머보다 챗GPT가 코딩을 더 잘한다, 대학교 시험 문제에 대해 B학점의 답안을 썼다는 등 놀람과 두려움이 섞인 평이 대부분이다. 두려움은 AI가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해서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내팽개치는 암울한 미래를 향한 것이다.

그런데 기술 때문에 인간이 쓸모없는 존재로 버려질 것이라는 우려는 처음이 아니다. 200년 전 산업혁명기에 등장한 기계를 보면서 사람들은 같은 두려움에 떨었고,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도입될 때 비슷한 두려움이 일었다. 로봇이 생산 과정에 도입되었을 때도, 계산기와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도 그랬다. 지금은 챗GPT로 그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기술은 사람이 못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사람은 날지 못하지만, 비행기는 날 수 있는 것처럼. 그렇지만 엄밀하게 보면 비행기가 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와 사람이 함께 나는 것이다. AI가 대체하는 사림의 일이 있지만, AI가 보완하거나 새로 만들어 내는 사람의 일도 있다. 최근 챗GPT와 사람의 답을 비교한 연구는 챗GPT가 개성이 없는 중립적인 답안을 생성함을 보여주고 있다. B학점을 받는 작업은 챗GPT에 맡기고 학생은 더 창의적인 일에 매진할 수 있다.

두려움은 실상을 보지 못하게 방해한다. 지금은 ‘현실 직시’(reality check)가 필요한 때이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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