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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尹 “은행, 국방보다 중요”…업무보고에 금융지주사 회장 총출동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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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위원회 ‘대규모 업무보고’

4시간가량 마라톤 끝장토론 이어져

민간 목소리에 금융기관이 즉시 응답

지주사 회장 총집결…정책 탄력 관측

헤럴드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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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새해 업무보고 마지막인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융위 업무보고에 금융지주사 수장들이 총집합하면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정책에도 속도감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금융위로부터 2023년 금융정책 방향을 보고받았다.

금융위의 업무보고는 민관을 모두 포함한 금융권 핵심 관계자들이 모이는 ‘대규모 업무보고’ 형식으로 진행됐다. 기존 다수의 부처들이 합동으로 진행하던 방식이 아닌 단독 업무보고 형태로 열렸다. 업무보고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11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3시 시작된 업무보고는 만찬까지 포함해 5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금융산업의 선진화, 국제화 또는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 리스크 관리와 극복이 중요하다 보니, 이 문제를 지난 2022년에 생각해 볼 틈, 숨돌릴 틈이 없었습니다만, 금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생각해 봐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육성이라는 측면과, 한편으로는 은행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은행은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공공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은행 시스템은 군대보다도 중요한, 국방보다도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하면 은행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 재정시스템의 기초가 되고, 국방 역시도 산업과 재정이 바탕이 돼야만 돌아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연일 목소리를 높였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당부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주인이 없는,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공익에 기여했던 기업들인 만큼,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 않으나,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 동안 이복현 금감원장이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 참석자들은 저마다 노트에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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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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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발언에 앞서 진행된 4시간가량의 마라톤 토론에선 금융현장의 성토도 이어졌다. 민간이 토로한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선 기관이 즉시 답변을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업무보고에 시민단체 관계자 자격으로 참석한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는 “은행에 한번 가려면 휴가 내야 한다, 이런 얘기도 나온다”며 “금융권이 원상태로 회복해야 한다”고 현장의 목소리 전했다.

이에 김광수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서 오늘부터 즉시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게 됐단 점을 말씀드린다”며 “그간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 이 자리를 빌어 송구스럽단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은행권에선 국민 편익 증진을 최우선에 두고 서비스 질을 개선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목할만한 점은 이번 업무보고에 금융시장의 핵심 자금공급원인 ‘KB·신한·하나·DGB·JB’ 등 주요 금융지주사의 회장들이 총출동했단 점이다. 지주사 수장들까지 모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으로, 그만큼 윤석열 정부의 금융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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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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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회장들을 불러 모은 건 각 금융사의 노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움직임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실제 윤 대통령의 신년 업무보고를 한 줄로 요약하면 ‘민생경제 살리기’로 축약될 정도다. 난방비 폭탄 등 서민경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소들이 튀어나오는 상황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금융권의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또한 지난 27일 사전브리핑을 통해 “지금 경제상황을 보면 고금리, 고물가 등이 이어지면서 코로나19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며 다급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업무보고에서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 한국은행, 금융권이 적극적 공조를 통해 위기대응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부동산 시장 불안과 관련해서는 위기극복 경험과 정책수단을 활용해 부동산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실물경제 안정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뿐 아니라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 공급 및 채무조정 지원 등 민생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대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pooh@heraldcorp.com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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