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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화웨이에 반도체 팔지 마라”…미, 중국 기업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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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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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미국 업체들이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못 하도록 판매 허가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공급망’을 끊어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점점 더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각) 이 문제에 대해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그동안 화웨이에 반도체 등을 공급해온 미국 업체들에게 판매 허가를 취소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는 앞선 2019년 5월 화웨이가 중국 정부 및 군부와 연결돼 있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해당 기업에 대한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엔티티 리스트’(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면서도 인텔·퀄컴·에이엠디(AMD) 등 일부 업체들에 화웨이가 강점을 보이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관련이 없는 제품에 대해선 수출을 허가해왔다. 이후 이 업체들의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1% 아래로 떨어졌다.

이번 조처는 그나마 남아 있던 허가를 취소해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대한 전면적 제품 판매 금지 조처를 추진하고 있으나 내용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미 상무부 언론 담당자는 보도의 진위를 묻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질의에 “개별 기업의 심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국가 안보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화웨이(2019년 5월), 반도체 제조업체 중신궈지(SMIC·2020년 12월),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2022년 12월) 등 중국 주요 기업들을 엔티티 리스트에 포함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28일 미국이 이렇게 수출을 금지한 중국 기업 수가 2022년 12월16일 현재 633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이 미-중 간 전략 경쟁이 본격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지정됐다.

미 상무부는 나아가 지난해 10월엔 개별 기업이 아닌 ‘중국 전체’에 대해 미국 기술을 사용한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용 반도체칩과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어 지난주엔 일본·네덜란드 정부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 중단 약속을 받아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인들의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화웨이와 다른 중국 업체 중싱(ZTE)이 만드는 통신장비의 미국 내 신규 판매를 중단시키고 중국산 영상 감시 장비 수입도 금지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어온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대한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3월에 개최하는 청문회에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가 출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적자인 저우는 미국의 점점 커지는 규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청문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위원장은 “틱톡은 중국공산당이 미국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이들의 행동이 사생활과 정보 보안에 미치는 영향, 틱톡이 온·오프라인의 위험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조처를 미국인들은 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연방 기관 컴퓨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에선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라는 점을 들어,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전체에서 이 플랫폼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조해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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