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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50% 올라야 본전”...천연가스 급락에 동학·서학개미 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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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천연가스 레버리지 60% ‘뚝’
동학·서학개미 합산 920억 순매수


매일경제

천연가스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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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가 지난해 최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하면서 천연가스 상승에 베팅한 동학·서학개미들의 손실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대부분 천연가스 투자는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해 내림세가 지속됨에 따른 복리 효과로 손실 복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천연가스(헨리 허브) 선물가격은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점에서 74% 폭락했다. 지난해 MMBtu(천연가스 열량 단위)당 1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현재는 2.68달러대에 거래 중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지난 2020~2021년 당시 가격 수준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투자자들은 2~3배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손실이 더욱 크다. 대표적인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인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올해 들어 벌써 주가가 60% 이상 하락했다. 하락률은 60%지만 본전을 되찾기 위해선 향후 주가가 150% 이상 올라야 한다. 단순 1배 추종형 천연가스 ETN은 같은 기간 36%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도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내추럴 가스(BOIL)’ ETF가 있다. BOIL ETF는 3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4% 급락했다. 특히 BOIL ETF는 미국 공개 거래 파트너십(PTP) 규제 종목으로 올해부터 매도 금액의 10%를 세금으로 내야 함에도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를 총 576억원 순매수 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계산하면 순매수 규모는 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서학개미들도 천연가스 상승에 꾸준히 베팅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1월 들어 BOIL ETF를 2845만달러(약 350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서학개미 순매수 순위 13위에 해당한다.

향후 천연가스 가격이 극적으로 추세 전환을 시도하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1월 유럽, 미국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천연가스 수요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투기 수요도 전쟁 장기화로 일단락된 상황이다. 경기침체 우려는 원자재 값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도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예년보다 더운 이상고온 현상으로 이번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낮아지며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며 “미국의 2월 천연가스 생산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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