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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더 독해진 서학개미 … 美 반도체 3배 하락 ETF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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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매일경제

계묘년 첫 달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증시 상승보다는 하락에, 단기채보다는 장기채에, 투자등급 회사채보다는 하이일드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률이 추종 지수 등락폭의 3배로 결정되는 상품들이 상위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대비 상승보다는 하락에 투자하는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지난해 12월에는 ICE반도체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를 6860만2380달러어치 사들여 해당 ETF가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에 올랐지만 1월에는 같은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SOXS)'가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올랐다. 순매수 금액은 1억3752만3623달러로 매수 강도도 더욱 강해졌다. 나스닥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ETF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가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던 지난달과 달리 1월에는 나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가 4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띄었다.

시장금리가 올해 들어 하락하면서 채권 ETF는 여전히 순매수 상위 종목에 다수 이름을 올렸는데 만기가 단기채에서 장기채로 늘어난 것이 특징적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만기가 1~5년인 중장기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 '아이셰어스 1~5년 투자등급 회사채(IGSB)'가 순매수 상위 5위를 차지했는데 올 1월에는 그보다 만기가 긴 '아이셰어스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가 순매수 상위 5위에 등극했다. IGSB 평균 만기는 2.61년인 데 반해 LQD는 8.39년이다.

또 다른 트렌드는 하이일드(투자 부적격 신용등급·정크본드) 채권 ETF 매수가 늘어난 것이다. 하이일드 채권 매수가 증가한 것은 장기채 ETF 매수세보다 뚜렷하지 않지만 순매수 상위 10위권 내(7위)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ETF가 등장한 것 자체가 특징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늘어난 것은 증시지수가 상승한 배경과 유사하다.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이 경기 둔화 우려를 덜게 됐고, 기업들의 부도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이 낮으면서 금리를 많이 주는 채권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와 미국 국채 간 수익률 차이를 의미하는 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4.7%대에서 4.2%대로 떨어지는 등 하이일드 회사채 투자자들은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채권 ETF 투자 추이와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아직 금리 추세 하락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가 많고, 인플레이션 안정과 마지막 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듀레이션(만기)을 늘리는 전략은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여파가 크레디트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하이일드 중심으로 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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