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당권 양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에 지지율이 급등했죠.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자신하던 수도권에서 자신이 더 강세라고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안철수 후보께서는 이제 사사건건 자꾸 발목잡기를 하시는 것 같다.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안철수 후보를 사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당내 현역 의원들 중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김기현 의원께서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더니 또 하루 만에 그렇게 번복하시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 의원분들이 사실은 지지 의사도 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그것도 역시 네거티브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2파전 양상을 띠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는데요. 어제(30일)오늘 사이엔 크게 3가지 지점에서 기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구멍난 양말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구멍 난 양말을 신고 계시더라고요. 검은색과 하얀색 두 가지를 준비를 했어요.) 사실 제가 물건들 굉장히 아껴서 씁니다. 이런 양말들도 구멍이 나기 전까지 신습니다. 이쪽은 좀 덜 하네요.]
안 의원, 지난 29일 토크콘서트에서 한 청년 당원에게 양말 선물을 받았죠. 갈아 신기 위해 신발을 벗으면서 객석을 향해 발을 들어보였는데요. 뒤꿈치와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해진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낡은 구두' 마케팅이 모티브였을까요? 지난 2011년 9월, 안 의원과 박 전 시장 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한창이던 시점인데요. 당시 박 전 시장이 신었던 낡은 구두가 화제가 됐었죠. 이 낡은 구두 사진 한 장으로 박 전 시장은 '청렴의 아이콘'이자 '서민의 친구'란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안 의원도 여기에 착안해 '구멍난 양말' 마케팅을 벌인 건 아닌가 싶은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29일) : 사실 제가 물건들 굉장히 아껴서 씁니다. 음식들도 굉장히 아끼고요. 물건 아껴야죠,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래서 모으고 모아서 1500억 기부했습니다.]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런 모습이 볼썽사나웠나 봅니다. 굳이 쇼를 할 이유가 있냐는 취지로 비판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구멍난 양말 신어야 될 만큼 가난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저는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고 그렇더라도 구멍난 양말을 신을 정도까지 가난하지는 않거든요. 하여간 그렇다고 하니까… 구멍난 양말을 강조해야 되나 하는 그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안 의원이 지난해 20대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내역, 약 1980억 원이죠. 김 의원은 흙수저인 자신도 구멍 난 양말은 안 신는데 안 의원이 신는 건 작위적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맞붙은 두 번째 포인트 #철수 말고 철새입니다. 김 의원, 지난 24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철새'란 단어를 꺼내들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 24일) : 저는 사실 철새 정치인이라거나 혹은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그런 모습의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당을 하나로 묶어내겠다, 그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에 임하는 저의 각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중유골일까요. '철새'는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창당과 합당, 탈당과 재창당을 반복해온 안 의원의 지난 10년 정치 역정을 비꼰 표현이라는 겁니다. 안 의원도 철새 소리에 발끈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26일) : 제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 말씀 아니십니까. 그리고 또 제가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가지고 정권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저는 그런 말씀인 것 같은데요.]
단일화로 대선 승리를 이끈 것도 철새 정치냐는 반발인 셈인데요. 이에 대한 김 의원의 반응, "니 얘기한 거 아닌데?"였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JTBC '뉴스룸' / 어제) : 저는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저 김기현이가 그동안 정치하면서 이 당, 저 당 왔다 갔다 하지도 않았고, 기웃거리지도 않았고, 철새 정치인이라는 모습으로 살지 않았다. '저는 오로지 정통보수의 적통을 지키면서 한결같이 왔다'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뜻밖에도 우리 안철수 의원께서 거기에서 민감하게 반응하신 걸 보고서 좀 의아해했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도 아니고 왜 민감하게 반응하냐고 따져물은 건데요. 하지만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겠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JTBC '뉴스룸' / 어제) : 사실 안철수 후보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보면 10년 사이에 8번인가 창당도 하고 합당도 하고 그렇게 했더라고요. 그런 이력이라든지, 때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 목도리를 걸어주면서 격려했던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나름 그럴 수는 있겠지만…]
"니 얘기한 건 아닌데 니 얘기 맞아"라는 뜻일까요? 일종의 '패러독스' 공격인 것 같습니다.
철새가 안 의원을 가리킨 게 아니라면 혹시 이분을 말하는 걸까요? 김기현 캠프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이인제 전 의원입니다. 이 전 의원,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을 도왔는데요.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지난 2021년도 당대표 선거 때 캠프좌장을 했던 분이 이인제 전 의원이에요. 그런데 이분이 나경원 의원한테 전화해서 '출마하지 마, 왜 출마하려고 그래' 연락 딱 끊었대요. 그런데 어제 김기현 의원 개소식에 옆에 앉아가지고 투표도 하고. {봤어요, 사진.} 그런 식으로 다 이제 떠나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번에는 나 전 의원을 대차게 손절한 것 같습니다.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거 대표 뽑아봐야 뭐, 내년 총선 끝나고 나면 역할이 다 끝나는데. 그래서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을 하든지 이렇게 좀 빨리 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이게 이제 지지부진해지면서 여러 가지 갈등도 좀 생기고 이래서 좀 국민들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죠.]
세간이 붙여준 이 전 의원의 별명, '피닉제'죠.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phoenix)'와 이인제의 합성어인데요. 여러 차례 당적을 바꿔가며 6선에 성공한 이력을 두고 생긴 별명입니다. 이번 판엔 김 의원에게 베팅한 이 전 의원, 안 의원에게 조언을 남겼는데요.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안철수 후보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자유보수 우파 진영이 아니고 반대 진영에서 쭉 정치를 해오지 않았습니까? 온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이제 더 뿌리를 내리고, 신뢰를 키우고 이렇게 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죠. 본인의 노력도 필요하고.]
자신처럼 그냥 철새가 아니라 불사조가 되려면 일단 당에 뿌리부터 내려라는 귀띔인 듯합니다. 다만 김 의원의 자살골은 차단했습니다. 김 의원이 말한 철새는 자신이 아니라 안 의원을 겨냥한 게 맞다고 교통정리에 나섰는데요.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사실은 그런데 의원님도 이제 '피닉제'라고 굉장히 좀…} 저는 원래 시작을 이쪽에서 했는데 중간에 이제 다른 도전의 길을 걷다가 방황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만은 안철수 후보는 처음 시작부터 저쪽에서 했기 때문에…]
자, 이제 마지막 포인트입니다. #나비효과 부른 나불효과?입니다. '나불효과', 제가 만든 조어인데요. 나경원 불출마 효과의 약자입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여론조사, 김 의원이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안 의원의 급등세가 나타났죠.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대거 안 의원으로 이동하면서 지지율이 16.7%p 올랐다는 분석인데요.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안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인데요.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의원은 46.6%, 김 의원은 41.2%를 기록했습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당대표 선거판에 나비효과를 불러온 것 같은데요. 김 의원으로선 다소 당혹스러운 결과겠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효과'가 안철수 의원 쪽으로 간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일부 그런 효과도 있기는 하겠죠.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현장에서 제가 느끼는 민심은 우리 당원들을 주로 많이 만납니다만은 그 당심은 매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물론 김 의원에게도 희소식은 있습니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안 의원이 김 의원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온 건데요. 안 의원은 서울에서 44.9%로 김 의원에 앞섰지만 경기·인천에선 반대였습니다. 김 의원이 10%P 가까이 안 의원을 앞섰는데요. '수도권 당대표론' 설파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안 의원으로선 체면을 구긴 셈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16일) : 이번 총선의 승부처도 수도권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수도권에 대해서 민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가, 그리고 수도권 선거에 대한 경험이 있는가, 그것이 이번 선거를 지휘하는 당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이다.]
김 의원도 안 의원이 자신했던 수도권에서 오히려 자신이 강세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특히 수도권에서도 저 김기현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이번 며칠 전 부천체육관에서 했던 경기도와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우리 발대식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고요.]
자, 오늘은 김기현과 안철수 두 당권주자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나 전 의원에 이어 오늘은 유승민 전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죠. 유 전 의원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승부는 끝날 때까지 안갯속일 거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이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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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양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에 지지율이 급등했죠.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자신하던 수도권에서 자신이 더 강세라고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안철수 후보께서는 이제 사사건건 자꾸 발목잡기를 하시는 것 같다.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안철수 후보를 사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당내 현역 의원들 중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김기현 의원께서 네거티브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더니 또 하루 만에 그렇게 번복하시는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여러 의원분들이 사실은 지지 의사도 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그것도 역시 네거티브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2파전 양상을 띠면서 두 사람의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는데요. 어제(30일)오늘 사이엔 크게 3가지 지점에서 기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구멍난 양말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구멍 난 양말을 신고 계시더라고요. 검은색과 하얀색 두 가지를 준비를 했어요.) 사실 제가 물건들 굉장히 아껴서 씁니다. 이런 양말들도 구멍이 나기 전까지 신습니다. 이쪽은 좀 덜 하네요.]
안 의원, 지난 29일 토크콘서트에서 한 청년 당원에게 양말 선물을 받았죠. 갈아 신기 위해 신발을 벗으면서 객석을 향해 발을 들어보였는데요. 뒤꿈치와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해진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낡은 구두' 마케팅이 모티브였을까요? 지난 2011년 9월, 안 의원과 박 전 시장 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한창이던 시점인데요. 당시 박 전 시장이 신었던 낡은 구두가 화제가 됐었죠. 이 낡은 구두 사진 한 장으로 박 전 시장은 '청렴의 아이콘'이자 '서민의 친구'란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안 의원도 여기에 착안해 '구멍난 양말' 마케팅을 벌인 건 아닌가 싶은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29일) : 사실 제가 물건들 굉장히 아껴서 씁니다. 음식들도 굉장히 아끼고요. 물건 아껴야죠, 없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래서 모으고 모아서 1500억 기부했습니다.]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런 모습이 볼썽사나웠나 봅니다. 굳이 쇼를 할 이유가 있냐는 취지로 비판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구멍난 양말 신어야 될 만큼 가난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은 저는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고 그렇더라도 구멍난 양말을 신을 정도까지 가난하지는 않거든요. 하여간 그렇다고 하니까… 구멍난 양말을 강조해야 되나 하는 그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안 의원이 지난해 20대 대선 후보로 등록하면서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내역, 약 1980억 원이죠. 김 의원은 흙수저인 자신도 구멍 난 양말은 안 신는데 안 의원이 신는 건 작위적이라고 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맞붙은 두 번째 포인트 #철수 말고 철새입니다. 김 의원, 지난 24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철새'란 단어를 꺼내들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지난 24일) : 저는 사실 철새 정치인이라거나 혹은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그런 모습의 정치인의 삶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당을 하나로 묶어내겠다, 그것이 이번 당대표 선거에 임하는 저의 각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중유골일까요. '철새'는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창당과 합당, 탈당과 재창당을 반복해온 안 의원의 지난 10년 정치 역정을 비꼰 표현이라는 겁니다. 안 의원도 철새 소리에 발끈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26일) : 제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 말씀 아니십니까. 그리고 또 제가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가지고 정권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 저는 그런 말씀인 것 같은데요.]
단일화로 대선 승리를 이끈 것도 철새 정치냐는 반발인 셈인데요. 이에 대한 김 의원의 반응, "니 얘기한 거 아닌데?"였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JTBC '뉴스룸' / 어제) : 저는 누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저 김기현이가 그동안 정치하면서 이 당, 저 당 왔다 갔다 하지도 않았고, 기웃거리지도 않았고, 철새 정치인이라는 모습으로 살지 않았다. '저는 오로지 정통보수의 적통을 지키면서 한결같이 왔다'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뜻밖에도 우리 안철수 의원께서 거기에서 민감하게 반응하신 걸 보고서 좀 의아해했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도 아니고 왜 민감하게 반응하냐고 따져물은 건데요. 하지만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겠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JTBC '뉴스룸' / 어제) : 사실 안철수 후보가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보면 10년 사이에 8번인가 창당도 하고 합당도 하고 그렇게 했더라고요. 그런 이력이라든지, 때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 목도리를 걸어주면서 격려했던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나름 그럴 수는 있겠지만…]
"니 얘기한 건 아닌데 니 얘기 맞아"라는 뜻일까요? 일종의 '패러독스' 공격인 것 같습니다.
철새가 안 의원을 가리킨 게 아니라면 혹시 이분을 말하는 걸까요? 김기현 캠프 상임고문으로 합류한 이인제 전 의원입니다. 이 전 의원,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을 도왔는데요.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0일) : 지난 2021년도 당대표 선거 때 캠프좌장을 했던 분이 이인제 전 의원이에요. 그런데 이분이 나경원 의원한테 전화해서 '출마하지 마, 왜 출마하려고 그래' 연락 딱 끊었대요. 그런데 어제 김기현 의원 개소식에 옆에 앉아가지고 투표도 하고. {봤어요, 사진.} 그런 식으로 다 이제 떠나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번에는 나 전 의원을 대차게 손절한 것 같습니다.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거 대표 뽑아봐야 뭐, 내년 총선 끝나고 나면 역할이 다 끝나는데. 그래서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을 하든지 이렇게 좀 빨리 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이게 이제 지지부진해지면서 여러 가지 갈등도 좀 생기고 이래서 좀 국민들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죠.]
세간이 붙여준 이 전 의원의 별명, '피닉제'죠. 불사조를 뜻하는 '피닉스(phoenix)'와 이인제의 합성어인데요. 여러 차례 당적을 바꿔가며 6선에 성공한 이력을 두고 생긴 별명입니다. 이번 판엔 김 의원에게 베팅한 이 전 의원, 안 의원에게 조언을 남겼는데요.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안철수 후보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자유보수 우파 진영이 아니고 반대 진영에서 쭉 정치를 해오지 않았습니까? 온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이제 더 뿌리를 내리고, 신뢰를 키우고 이렇게 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죠. 본인의 노력도 필요하고.]
자신처럼 그냥 철새가 아니라 불사조가 되려면 일단 당에 뿌리부터 내려라는 귀띔인 듯합니다. 다만 김 의원의 자살골은 차단했습니다. 김 의원이 말한 철새는 자신이 아니라 안 의원을 겨냥한 게 맞다고 교통정리에 나섰는데요.
[이인제/전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사실은 그런데 의원님도 이제 '피닉제'라고 굉장히 좀…} 저는 원래 시작을 이쪽에서 했는데 중간에 이제 다른 도전의 길을 걷다가 방황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만은 안철수 후보는 처음 시작부터 저쪽에서 했기 때문에…]
자, 이제 마지막 포인트입니다. #나비효과 부른 나불효과?입니다. '나불효과', 제가 만든 조어인데요. 나경원 불출마 효과의 약자입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여론조사, 김 의원이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안 의원의 급등세가 나타났죠.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대거 안 의원으로 이동하면서 지지율이 16.7%p 올랐다는 분석인데요.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을 경우 안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인데요.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의원은 46.6%, 김 의원은 41.2%를 기록했습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당대표 선거판에 나비효과를 불러온 것 같은데요. 김 의원으로선 다소 당혹스러운 결과겠죠.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효과'가 안철수 의원 쪽으로 간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일부 그런 효과도 있기는 하겠죠.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만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현장에서 제가 느끼는 민심은 우리 당원들을 주로 많이 만납니다만은 그 당심은 매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물론 김 의원에게도 희소식은 있습니다. 수도권만 놓고 보면 안 의원이 김 의원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온 건데요. 안 의원은 서울에서 44.9%로 김 의원에 앞섰지만 경기·인천에선 반대였습니다. 김 의원이 10%P 가까이 안 의원을 앞섰는데요. '수도권 당대표론' 설파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안 의원으로선 체면을 구긴 셈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지난 16일) : 이번 총선의 승부처도 수도권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수도권에 대해서 민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가, 그리고 수도권 선거에 대한 경험이 있는가, 그것이 이번 선거를 지휘하는 당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이다.]
김 의원도 안 의원이 자신했던 수도권에서 오히려 자신이 강세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특히 수도권에서도 저 김기현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이번 며칠 전 부천체육관에서 했던 경기도와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우리 발대식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고요.]
자, 오늘은 김기현과 안철수 두 당권주자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나 전 의원에 이어 오늘은 유승민 전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죠. 유 전 의원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승부는 끝날 때까지 안갯속일 거 같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이다.]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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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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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당권 양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에 지지율이 급등했죠.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자신하던 수도권에서 자신이 더 강세라고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안철수 후보께서는 이제 사사건건 자꾸 발목잡기를 하시는 것 같다.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안철수 후보를 사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당내 현역 의원들 중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국민의힘 당권 양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뜨겁습니다.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에 지지율이 급등했죠. 김 의원은 안 의원이 자신하던 수도권에서 자신이 더 강세라고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안철수 후보께서는 이제 사사건건 자꾸 발목잡기를 하시는 것 같다.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안철수 후보를 사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당내 현역 의원들 중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은 제가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