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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탁현민 “이 정도가 우리 수준 정치인인가”…‘김연경·남진’ 사진 공개한 김기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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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왜 어떤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를 망가뜨리는 것인가”

남진, 한 매체에 “김기현 의원 갑자기 나타나”…김연경 측도 “남진과 같은 입장”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가운데)이 지난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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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처럼 적은 글과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당사자들의 부인으로 생각지 못한 곤경에 처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31일 “이 정도가 우리의 수준에 맞는 정치이고 정치인인가”라는 말로 화살을 날렸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남진과의 통화 얘기를 올리고 어제 오늘 기사로 자신도 어느 정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음을 내비쳤다. 남진과 김연경 모두 김 의원의 참석을 모른 상황에서 예정에 없이 꽃다발을 김 의원이 들고 이들의 식사자리로 들이닥쳤다는 거다. 남씨는 탁 전 비서관에게 ‘2~3분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요청하기에 찍어준 것뿐’이라고 통화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전 비서관은 “남진 선생님은 ‘나도 기가 막히지만, 연경이가 많이 당황했을 텐데 사람 좋은 친구가 걱정’이라면서, 김연경 선수가 본인 의지도 아닌 일로 괜한 구설에 시달리는 것을 한참 걱정하셨다”고 말했다. 2020년 광복절 행사 당시 김연경이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했던 일 등을 언급한 뒤에는 “도대체 왜 어떤 정치,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를 망가뜨리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대상이 누군지만 직접 말하지 않았을 뿐 탁 전 비서관의 이러한 반응은 사실상 김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의원이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김연경·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 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게 이번 일의 발단이 됐다.

사진 공개 후 김연경의 유튜브 채널에는 영상과 관계없는 그를 겨냥한 맹목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남진도 고향 사람들에게서 항의 전화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진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나와 같은 전라남도 구례군 출신으로 보름 전에 약속을 해 지인 7~8명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라며 “김기현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가량 만나 인사를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남씨는 “김기현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고 그가 올린 사진 때문에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은 정치색이 없는데도 그 사진으로 논란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강조했다.

김연경 측도 남진과 같은 입장으로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을 만나 사진을 찍었으며, 사진 속 꽃다발도 직접 준비한 게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30일 CBS 라디오에서 ‘본인도 억울할 것’이라며 김연경을 감쌌던 김 의원은 “누구든지 국민은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되어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니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열성 지지자들의 상대 진영 인사들에 대한 ‘문자폭탄’ 논란을 두고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말했던 일을 끌어와 “사회 지도자가 악플에 대해 양념 정도로 생각하라고 말씀하신 게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고 반응했다. ‘악플’은 악성 댓글을 말한다.

진행자의 ‘김연경 선수에게 사진 올릴 거라고 얘기하고 올리신 거였나’는 질문에 “양해를 받고 올렸다”며 “(설마) 그냥 올렸겠느냐”고 반문했던 김 의원은 31일 오후 국회 헌정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남진·김연경 두 분이 있었고, 꽃다발을 줘서 받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게 다”라고 설명했다. 남씨가 자신을 모른다고 한 데 대해선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 모르는 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 측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도 되는지 양측에 확인했고, ‘이런 내용으로 쓰겠다’고 말해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꽃다발은 김연경씨인지 남진씨인지 다른 사람이 갖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의원이 준비한 건 아니다”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김 의원 측 캠프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는 두 국민 스타와의 만남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사진과 글 게시에 대해 그 자리를 주선한 지인을 통해 동의를 얻었다”면서, ‘총선 때 그러면 선거 망한다’는 말로 비판전에 가세한 안철수 의원을 놓고는 “네거티브 전략을 볼 때 여전히 민주당의 피가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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