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이승엽은 왜 '美·日 통산 1591⅔이닝 좌완' 호주로 불렀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왼손 투수가 조금 부족합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털어놓은 고민이다.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단을 직접 살피며 전력을 분석해보니 당장 1군에서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좌완이 더 있었으면 했다. 2021년 시즌 뒤 유희관(37), 2022년 시즌 뒤 이현승(41)이 차례로 은퇴하면서 노련한 왼손투수가 사라진 게 사실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도 다 우완이고, 중간이나 마무리 등 주축이 거의 다 우완이다. 왼손 선발이 많으면 한 명(최승용)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투수코치와 상의해 봐야겠지만, 3연전을 하면 1경기 정도는 좌완투수가 던지면 좋은데 그게 되지 않을 것 같다. 중간에서도 좌완이 조금 더 눈에 띄어야 한다. 요즘 좌타자들이 많아졌다. KIA 타이거즈만 하더라도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 3명이 줄줄이 나오면, 확실하게 좌타자들에게 압도감을 줄 수 있는 좌투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오랜 친구에게 손을 뻗었다. 두산은 31일 '호주 스프링캠프에 다카하시 히사노리(48) 투수 인스트럭터를 초빙했다'고 알렸다. 이 감독과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2006년부터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이 감독은 함께한 세월을 믿고 다카하시 인스트럭터에게 두산의 좌완 육성 갈증 해소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00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2015년 은퇴했다. 마흔 살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현역으로 지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NPB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통틀어 1591⅔이닝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168경기(선발 12경기), NPB 261경기(선발 214경기)에 등판해 93승, 25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미국과 일본에서 선발, 불펜을 두루 거친 다카하시 인스트럭터가 젊은 좌완 성장에 큰 도움을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호주 캠프에서 성장하길 가장 기대하는 젊은 좌완은 이병헌(20)이다. 2022년 1차지명 출신으로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는 장점이 있다. 이병헌이 제구와 경기운영 능력 면에서 더 성장한다면, 이 감독의 왼손 갈증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다.

올해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팀 내 최고령 투수 장원준(38)에게도 다카하시 인스트럭터의 조언이 통할 수 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2010년 35살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3경기(선발 12경기)에서 10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장원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편 두산은 다음 달 1일부터 3월 7일까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새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두산은 새로 부임한 이 감독과 함께 지난해 9위에 그친 아픔은 지우고, 왕조를 재건하겠다는 각오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