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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빅토르 안·김선태 후보 배제되자 선수들 성명…결국 “합격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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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쇼트트랙팀 ‘코치 선임 내홍’…무슨 일이 있었나

경향신문

성남시청 쇼트트랙 선수들이 코치 선임과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 최민정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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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등 “공정하고 투명해야”
김 전 감독 탈락에 의견 표명
‘특정 후보에 유리’ 소문 나돌아
빙상계 권력 다툼 재연 우려도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5) 등이 속해 있는 성남시청이 코치 선임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달 19일 빙상팀 코치를 뽑는 채용 공고를 냈고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김선태 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여준형 전 국가대표 코치 등이 지원서를 냈다.

그런데 빅토르 안과 김 전 감독의 지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한국을 대표하던 빅토르 안은 러시아로 귀화했고 김선태 전 감독과 함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을 이끌었다.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은 성명을 내고 두 명이 국내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결국 두 명은 모두 상위 2배수로 선정하는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그러자 최민정, 이준서, 김건희, 김길리, 김다겸, 서범석 등 성남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6명은 31일 새벽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남시청의 코치가 최종적으로 발표되기에 앞서 입장문을 낸 것이다.

이들은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성명서를 공개한 뒤 “저희는 이번 코치 선발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선발이 아닌,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원자 중 코치, 감독 경력이 가장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소통이 가능한 코치님이 오셔야 한다”고 밝혔다.

거물급 두 명의 코치 후보군이 제외된 뒤 올라온 게시물이라 최민정이 호소문을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최민정 등 성남시청 선수들이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을 지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최민정은 해당 게시물 내용을 수정한 뒤 “입장문은 지난달 9일 성남시에 제출한 것”이라며 “최근 코치 선임을 둘러싸고 나오는 이야기로 인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뒷전에 있어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남시청 선수들이 지지 성명을 낸 것은 빅토르 안이 아닌 김선태 전 감독의 탈락에 대한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청 코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 후보에 대한 입김으로 빅토르 안과 김 전 감독은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사실이 선수단에 전해지면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성명까지 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청은 논란 속에서 결국 코치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날 직장운동부 단원 공개 채용 최종 합격자를 공고했지만 빙상 코치직은 ‘합격자 없음’으로 발표했다. 성남시청 선수들은 당분간 지도자 없이 훈련을 해야 한다. 빙상계 내부 권력 다툼의 곪은 문제가 또다시 떠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성남시청 측은 향후 코치진 선발 계획에 대해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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