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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尹 규탄" 野 장외집회 총동원령에…친명 좌장도 "바람직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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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월 4일 윤석열 정부 규탄 장외집회를 앞두고 17개 시ㆍ도당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재명 대표도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공포정치를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다”며 “민주주의 파란 물결, 동참해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명의로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4일 서울 숭례문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명은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다. 조 총장은 공문에서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정치탄압과 무능·무책임·무방비 국정운영을 규탄하는 국민보고대회에 각 시도당의 적극적인 참석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만 윤 대통령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촛불전환행동 등 진보성향 단체와의 연대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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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3일 당시 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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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투쟁은 통상 야당이 정부·여당에 자신들의 뜻을 관철할 수 없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카드다. 삭발과 단식, 농성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2019년 11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황교안 대표가 선거법·공수처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거리로 나선 게 대표적이다. 당시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다 쓰러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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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7일 노숙투쟁 중 환갑을 맞은 김한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청 앞 광장 천막을 찾아온 부인 최명길씨가 준비한 미역국을 먹던 중 최씨와 손을 잡은 채 이야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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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7차례 장외투쟁에 나섰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08년 6월 광우병 파동 때 대통령의 사과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장외투쟁을 점화했다. 당시 18대 국회 개원식 등원도 거부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86일 만에 ‘송구하다’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은 2009년 이후 해마다 이어진 장외투쟁에서 대부분 빈손 복귀했다.

2009년 7월 종합편성채널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민주당은 ‘언론악법 폐기 100일 대장정’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명분 삼아 35일 만에 복귀했다. 2010년 12월엔 4대강 예산안 강행처리, 이듬해 12월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에 반발해 장외투쟁을 벌였지만, 이 역시 모두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3년 8월에도 서울광장에서 의원총회를 여는 등 원외투쟁을 이어나갔다. 여당과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관련 국정조사 증인 채택 문제로 마찰을 빚으면서다. 2014년 8월엔 세월호 유가족의 특검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으로 나갔다. 하지만 여야 합의로 4명의 특검을 추천하기로 합의하고 36일 만에 복귀하면서 유가족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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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7일 당시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새정치련 의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피켓팅 거리 시위에 나섰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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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장외투쟁이 실패한 원인으론 장기간 투쟁에 따른 피로감과 여론 악화가 꼽힌다. 강경 노선으로 중도층 표심이 이탈하는 경우도 잦았다. 이번에 민주당이 전면적 장외투쟁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배경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 다수당으로서 과연 장외투쟁을 벌이는 게 국민과 중도층에게 어떻게 비칠지 신경이 쓰인다”며 “결국은 우리 당 전체가 나서서 (이재명 대표) 방탄 보호막이 되려고 하는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사안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저희가 장외에서, 국회 밖에서 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2일부터 2월 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원내외 병행 투쟁으로 이어갈 것”이라면서 “(4일 규탄대회는) 내용적으로 보면 윤석열 정권의 국정운영 부실이 총 망라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방탄투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 저지른 개인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민주당 대표로서 그가 한 일은 오로지 사법리스크 방어뿐”이라며 “민주당은 즉시 이재명 방탄 장외투쟁 시도를 중단하기 바란다. 법치와 순리를 벗어나 비정상적 장외로 나간다면, 민심 역시 민주당을 떠나고 더 이상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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