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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저금리 대환사업 확대에...커지는 2금융권 실적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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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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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사업이 확대되자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영업환경이 어려워 기존에 나간 대출에서 최대한 이익을 내야 하는데, 이 사업을 통해 은행에 뺏길 고객도 더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2금융권은 은행들이 신용이 좋은 차주만 대환을 승인해 우량차주 중심으로 이탈이 심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30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사업의 지원대상을 늘린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3월부터 기존 코로나19(COVID-19)로 피해입은 소상공인에서 전체 소상공인이 지원을 받게 됐고, 대환 한도도 1억원(법인 2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지금은 사업자 대출만 대환이 가능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일부 가계대출도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사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은행·2금융권에서 받은 금리 7% 이상 사업자 대출을 6.5% 이하 저금리로 갈아타게 돕기 위해 마련됐다. 소상공인은 이를 통해 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6.5% 이하 은행권 저금리 대출로 대환할 수 있다.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사업의 지원 범위가 넓어지자 2금융권은 걱정에 빠졌다. 고금리 기조 탓에 급격한 조달비용 상승으로 올해 2금융권은 전년보다 영업실적 목표를 축소하고 나섰는데, 은행에 뺏길 수 있는 기존 차주의 범위가 늘어나서다. 2금융권들은 새 대출을 늘리기보다는 기존에 취급했던 대출을 통해 이익을 최대한 보전하겠다는 계획인데 저금리 대환 사업으로 은행권으로 빠질 대출도 늘어나게 됐다.

이미 지난해말부터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7000억원 감소해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연말 잔액이 처음으로 줄었다. 상호금융의 경우 10조6000억원, 여전사는 1조3000억원 축소됐다. 올해 신규 대출에 소극적일 예정이기에 실적 악화는 정해진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금융권에서 저금리 대환 사업을 통해 은행들이 우량차주만 골라 빼간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깐깐한 심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신용이 좋은 차주만 대환을 승인해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 사업에 5772억원이 신청됐는데 2458억원만 실행됐다. 승인율이 50%도 넘지 못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대형사, 중·소형사 모두 영업이익 목표치를 20% 이상씩 낮춰 잡고 있어 올해는 새 대출사업을 벌이기보다 기존에 내줬던 대출을 계속 보유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저금리 대환 사업의 대상이 확대돼 올해 더 많은 기존 고객이 은행으로 빠져나가게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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