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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롯데 유격수 꿈꿨지만, 내가 부족했다"…28살 트랜스포머가 은퇴한 이유[SP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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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롯데의 유격수로 자리 잡고 뛰는 것이 꿈이자 자부심이었다. 어떻게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내가 많이 부족했다.”

롯데 투수 배성근(28)은 31일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2014년 프로에 입단한 뒤 9년간의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성근은 지난 2014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40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은 안정적인 수비력과 강한 어깨를 갖춘 배성근의 잠재력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았다. 기다렸던 1군 데뷔는 입단 후 5년이 흐른 2019년이었다. 백업이었지만, 대수비와 대주자 등 궂은일을 도맡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어느 정도 두각을 드러냈다.

본격 기회를 받은 것은 2021년이었다. 가장 많은 78경기에 출전하며 팀에 힘을 보탰다. 특히 당시 롯데는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31)가 머리에 사구를 맞아 한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팀에 큰 위기였지만, 배성근이 그 공백을 잘 메워줬다.

배성근은 마차도가 자리를 비운 4월 한 달간 타율 0.304(23타수 7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첫 경기(2021년 4월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해 팀의 8-4 승리를 이끌며 롯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군 통산 성적은 140경기 타율 0.180(183타수 33안타) 1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91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팀에 분명 필요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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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근은 은퇴 발표 후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은퇴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다. 다들 ‘갑작스럽다’고 말씀하시지만, 개인적으로는 갑자기 결정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퓨처스리그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여러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뛰어난 수비 능력에도 타격 능력이 아쉬웠던 배성근은 시즌 뒤 투수로 전향했다. 어떻게든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구단도 그가 유격수를 맡을 만큼 강한 어깨를 지녔기에 투수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원했던 대로 배성근은 지난해 열렸던 교육리그에서 투수로 나서며 공식적으로 포지션 전환을 알렸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 그라운드와 이별하기로 했다. 오랜 목표였던 롯데의 주전 유격수라는 꿈이 계속 밟혔기 때문이다.

배성근은 “롯데의 유격수로 자리 잡고 뛰는 것이 꿈이자 자부심이었다. 어떻게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내가 많이 부족했다. 고민이 많았고 투수 전향이라는 모험도 걸어봤지만, 유격수가 아니면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자리만 지키듯 투수를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팀에게나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야구가 인생의 전부였지만, 앞으로는 아닐 수 있으니 젊은 나이에 다른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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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근은 팀을 떠나지만, 프로에 남은 동료를 위한 선물을 했다. 1천만원을 기부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선후배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배성근은 “지난 9년간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지만,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또 팬들에게 받아온 사랑과 관심을 돌려 드릴 방법을 고민하다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 난 2군 생활이 길었던 선수다. 금전적인 문제로 형편상 장비들을 마음껏 구매할 수 없던 경험이 있다.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공감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배성근은 1군에서 활약했던 2021년을 기억하며 롯데 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마차도가 사구로 빠진 뒤 잠깐 활약했는데, 그때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다만 꾸준한 모습을 못 보여줘 아쉽다”며 “그래도 마지막이니 선수 생활에 100점을 주고 싶다. 결과야 안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나를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9년간 선수 생활을 하며 힘든 일이 많았는데 팬들의 응원 한마디가 많은 힘이 되어 버틸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늘 가슴에 새겨 감사한 마음을 베풀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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