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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탁현민, 김기현 ‘꽃다발 응원’ 사진 논란 개탄...“남진과 통화했더니 잔뜩 화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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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서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 망가뜨리는 것이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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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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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이 ‘꽃다발’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이 배구선수 김연경과 가수 남진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꽃다달을 줬다고 주장했지만, 당사자들은 김 의원 쪽에서 미리 꽃다발을 갖고 왔다고 주장한 가운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 정도가 우리의 수준에 맞는 정치이고 정치인이냐”고 비판에 가세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새책을 보내드리려, 남진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며 “어제오늘 뉴스로 접한 상황이 나로서는 짐작 가는 바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마음이 복잡하실 듯하여 꺼내지 않으려 했는데 잔뜩 화가 나셔서 여러 말씀을 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이미 몇몇 언론의 보도와 같은 맥락이었다. 선생님과 김연경 선수 둘 다 애초에 김 모 의원의 참석을 몰랐고, 자리가 파하기 전 예정에 없이 꽃다발을 본인이 들고 와서 인사만 하겠다며 식사자리로 들이닥쳐 2~3분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요청하기에 찍어 준 것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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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가운데)이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프로배구 선수 김연경(흥국생명·왼쪽), 가수 남진(본명 김남진)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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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탁 전 비서관은 “남진 선생님은 나도 기가 막히지만 연경이가 많이 당황했을 텐데 사람 좋은 친구가 걱정”이라며 “김 선수가 본인 의지도 아닌 것으로 괜한 구설에 시달리는 것을 한참 걱정하셨다”고 했다.

이어 탁 전 비서관은 “김연경씨에게는 차마 연락을 하지도 못하겠다”며 “지난 광복절 행사에서 김 선수는 바쁜 와중에도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낭독해주었고, 그 이전에 중국 순방 때에도 만찬에 참석해 주었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어처구니없는 하루 반나절의 일들을 보며 다시 이런 생각이 든다”며 “도대체 왜 어떤 정치, 어떤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를 망가뜨리는 것이냐. 이 정도가 우리의 수준에 맞는 정치이고 정치인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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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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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남진, 김연경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당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과 남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가수 남진은 지난달 31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김연경은 나와 같은 전라남도 구례군 출신으로 보름 전에 약속을 해 지인 7~8명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 김기현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 가량 만나 인삿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진은 “김기현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 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고 그가 올린 사진 때문에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난 정치적 색이 없는데 이런 일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 남진은 “일이 이렇게 돼 당혹스럽지만, 연예인이 사진을 찍는 것은 숙명”이라며 “나는 팬 사진 요청을 거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이날 뉴시스는 김연경 선수는 김 의원과 만남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김연경의 측근은 “남진 씨가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내용이 다 맞다”며 “사전에 약속된 자리가 아니었던 걸로 안다. 김연경 선수도 (김기현 의원이 오는 걸)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다. 꽃다발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도 가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북갑 당협 당원연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사진을 공개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상대와 충분히 소통이 되고 충분히 공감한 상태에서 공개하는 게 맞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런 과정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사진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만약에 선거기간 동안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 이번 사건이 아마 그런 교훈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이날 국회 헌정회관에서 열린 자유헌정포럼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까 (남씨와) 모르는 사이는 아닐 것”이라며 “지인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김씨와 남씨 두 분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장소에) 갔더니 꽃다발을 전달해서 감사히 받고, 사진을 찍었다”라며 “거기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연경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사진은)양해를 받고 올린 것”이라며 “국민은 누구든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돼서 공격을 받으니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주장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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