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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관광지서 춤춘 게 성매매 조장?… 이란 커플에 징역 10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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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약혼한 연인 사이인 아스티야즈 하기기와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가 이란 테헤란 '자유의 탑' 앞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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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한 커플이 테헤란의 한 관광명소에서 춤추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징역형에 처해졌다. 이란 사법당국은 이 영상이 반(反)정부적이며, 매춘을 조장한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이란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테헤란 혁명법원이 아스티야즈 하기기와 그녀의 약혼자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에게 각각 10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HRANA는 “법원은 또 이들에게 2년간 출국 금지, 인터넷을 통한 소셜 활동 금지 등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일 부적절한 영상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테헤란의 자택에서 보안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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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한 연인 사이인 아스티야즈 하기기와 아미르 모하마드 아마디가 이란 테헤란 '자유의 탑' 앞에서 함께 춤을 추고 있다./트위터


당국이 문제 삼은 해당 영상에는 테헤란의 명소인 ‘자유의 탑’ 앞에서 함께 춤을 추는 하기기와 아마디의 모습이 담겼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서로를 끌어당기면서 왈츠를 추듯 움직였다. 아마디는 하기기를 안아올리기도 했다. 영상 속 하기기는 히잡을 쓰지 않고 긴 머리를 그대로 늘어뜨린 상태였다.

당국은 이 영상을 근거로 두 사람에게 국가 안보 교란, 성매매 조장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매체는 이 영상이 지난해 9월부터 히잡 착용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매체는 “하기기는 이란의 엄격한 규칙을 지키지 않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이란 여성들은 남성과 함께 있는 것은 물론, 공공장소에서 춤추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HRANA는 소식통을 인용해 두 사람이 재판 과정 중 변호사를 선임할 기회를 빼앗겼으며, 보석 석방 시도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하기기는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이란에서 가장 악명 높은 카차크 교도소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가 수감된 곳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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