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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라면 5개가 1980원" 고물가 장기화에 마트 PB상품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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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라면 등 대표 인기상품부터 기저귀·제수용 간편식도 잘 팔려
롯데 '요리하다' SNS서 입소문
마트3社 지난 1월 매출 모두 올라


파이낸셜뉴스

롯데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자체브랜드(PB) '요리하다'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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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개월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A씨는 최근 아이 기저귀를 이마트 자체생산 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품으로 바꿨다. 기존 사용하던 제품 대비 가격이 3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A씨는 "계란, 우유, 야채 등 먹거리 물가가 너무 올라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줄여볼 생각으로 저렴한 기저귀를 샀다"면서 "혹시 아이 피부에 자극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그동안 값비싼 브랜드 제품만을 고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면서 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인 PB상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PB상품 판매량 증가는 '불경기의 시그널'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마트는 경기 불황일수록 백화점 등 타 유통채널보다 영향을 덜 받고, 오히려 PB상품으로 대표되는 값싼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마트 3사의 지난 1월 PB제품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일제히 두자릿수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금이라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매출이 이마트 매장 판매 기준으로 전년 대비 2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29일 판매량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다. 같은 기간 피코크 냉동냉장·가공 PB제품 역시 3.5%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는 고물가 속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카테고리의 노브랜드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성비'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제품인 노브랜드 라면 한그릇은 라면 5입에 1980원으로, 개당 가격은 396원에 불과하다.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가격 변동 없이 동일 가격을 유지중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올해 1월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9.1% 늘었다. 노브랜드 숯불 데리야끼 닭꼬치는 이마트 노브랜드 스테디셀러로 매번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간편하게 조리하는 제품으로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70.1% 신장했다.

필수품인 생수도 PB제품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노브랜드 미네랄 워터는 2ℓ 생수 6개가 1980원인 제품으로 일반 브랜드 생수 대비 50~60%가량 저렴하다. 이마트 내 판매 기준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늘었다.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는 온라인 채널에서 급격히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29일 홈플러스 시그니처 온라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0%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에서 특히 PB제품 매출이 잘 나온 이유에 대해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PB상품이 많이 포함된 '물가안정365'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식품부문 자체 브랜드 '요리하다' 역시 지난 1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출을 전년 동기간과 비교한 결과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 중에서는 제수용 간편식 상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요리하다 동그랑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요리하다 동태전'의 경우 11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요리하다'는 롯데마트가 지난해 10월 리론칭한 자체 HMR 브랜드로 최신 트렌드뿐만 아니라 맛과 품질, 편의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0대 워킹맘을 주타깃으로 설정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아메리칸 차이니즈' 콘셉트의 '쿵파오 치킨', '새콤바삭 유린기', '만다린 오렌지 치킨' 등이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 1월에는 예년보다 설 명절이 빠르게 찾아와 요리하다의 대표상품들과 함께 제수용 간편식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면서 "고물가 시대를 맞이해 설 차림상 비용을 절약하려는 소비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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