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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잠에서 깨보니 그놈과 내 아내가"…남편은 흉기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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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성적행위하던 남성 살해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자신의 아내와 성적행위를 하던 지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31일 대전고법 형사3부(재판장 정재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25일 새벽 1시경 충남 보령시 B씨(60)의 아파트에서 B씨를 흉기로 찌르고 주방 집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과다 실혈 등 치명적인 상해를 입고 상당한 시간 방치돼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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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는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오후 8시경 아내와 함께 B씨 집을 방문해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서 잠시 잠들었다. 이후 거실에 나온 A씨는 B씨가 아내에게 성적 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B씨가 먼저 자신의 아내를 죽이겠다고 흉기를 꺼냈으며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입혔으며 고의로 살인할 의사는 없었다”며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는 상황에도 증거를 남긴다며 사진을 찍고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피가 묻은 자신의 바지를 세탁했다. 또 피해자가 먼저 흉기로 위협해서 방어한 것이라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고 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전부터 B씨가 C씨에게 스킨십 하는 것에 불만이 있었고 피고인이 흉기로 찌른 부위, 얼굴을 가격한 정도, 횟수 등에 비춰봤을 때 살해 의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이며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C씨가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했다. 피고인의 범행은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국가형벌권 행사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형을 정함에 있어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점은 참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사정은 일부 참작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A씨 부부는 B씨가 운영하는 마트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으로 2021년 10월에 일을 그만둔 뒤에도 교류하며 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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