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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환혼’ 박은혜, 배우 2막의 시작…“이제는 진짜 연기하고파”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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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지형준 기자] 배우 박은혜. 2023.02.01 /jpnews@osen.co.kr


[OSEN=유수연 기자] 배우 박은혜가 드라마 ‘환혼’에 대한 이야기와 배우로서의 목표를 털어놨다.

17일 오후 논현동 한 카페에서는 지난달 8일 종영한 tvN ‘환혼’ 드라마에 출연한 박은혜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환혼'(극본 홍정은 홍미란/연출 박준화)은 역사에도 지도에도 존재하지 않은 대호국을 배경으로,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로 인해 운명이 비틀린 주인공들이 이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판타지 로맨스다. 박은혜는 진요원의 원장 진호경으로 열연을 펼쳤다.

이날 박은혜는 ‘환혼’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 회사에서 ‘환혼’ 시나리오를 제안했을 때,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는데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다. 저는 ‘당연히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사실 이렇게 비중이 클 줄은 몰랐다”라며 운을 뗐다.

박은혜는 “파트 1만 약 1년을 촬영했는데, 너무나 힘들었다”라며 “옛날에는 착한 열할을 하다 가끔 악역을 맡게 되면 시청률이 잘 안 나왔다. 그래서 선한 이미지로 박혀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악역’을 맡아서가 아니라, 내가 충분히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악역 연기를 흉내만 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면서 내가 이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하면 후배들 앞에서 창피할 것 같더라. 그렇게 부담감이 쌓여지다 보니 어느 순간 촬영장을 가는게 무서워졌다. 그래서 감독님께 ‘촬영하러 오는 길이 너무 무섭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더니, 감독님이 ‘나도 그래. 나도 사극이 처음이라 두려운 게 있어’라고 하셨다. 갑자기 그때부터 두려움이 사라졌다”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극중 박은혜가 맡은 진호경은 딸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에서 비롯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해, 일부 시청자에게는 ‘악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박은혜는 “처음 작가님들도 진호경이 악역이라는 말씀을 안하셨고, 저도 예전부터 지금까지 악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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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배우 박은혜. 2023.02.01 /jpnews@osen.co.kr


그는 “호경의 입장에서는 자식도 찾아야 했고, 가문을 지키기도 해야 했다. 저도 엄마의 입장이라 알지만, 아이가 어떤 문제에 휘말리게 되면 사람이 독해지고, 예민해진다”라며 “나중에 파트 2가 되어서는 진짜 악역인 진무(조재윤 분)보다 내가 더 욕을 먹으니까 재미있더라. 욕을 먹었다는 건 (어쨌든)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니, 반응을 보고 막 웃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소화한 것에 대해 “굉장히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선한 이미지가 있다 보니, 그런 역할을 잘 제안을 안 해주신다. 그래서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라며 “사실 작가님도 제가 너무 선한 이미지이다 보니 처음에는 걱정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계속 저와 함께 해보자고 했고, 작가님도 촬영분을 보시고는 어울린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 해본 걸 다 해본 느낌이라 굉장히 재미있었다. 모성애도 있고, 악한 면도 있고, 선한 면도 있던 캐릭터였다”라면서도 작품 결말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끝에 진원장과 딸이 어떻게 되는지 정리가 안되어 아쉬웠다. 결론적으로 딸을 찾은 것도 아니고, (진호경의 입장에서) 시원하고 통쾌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서 다소 아쉬웠다”라고 전했다.

앞서 박은혜는 ‘대장금’, ‘연모’ 등 을 비롯한 사극에서도 종종 모습을 비췄지만, CG 등이 사용되는 ‘판타지’ 작품은 첫 시도였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액션 장면을 찍는데,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고민되는 장면이 있기도 했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라며 “원래부터 액션 장르를 좋아한다. 과거에도 가끔가다 있는 액션 장면을 촬영하면 재미있게 했다. 더 강렬한 액션 연기도 하고 싶은데, 절 안 써주시지 않을까 싶다. 체력도 관절도 별로 안 좋긴 한데, 하라고 하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1995년 뮤지컬 ‘피터 팬’으로 데뷔 후 각종 작품에서 주로 ‘러블리’ 이미지로 활약해온 박은혜는 최근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이에 그는 “사실 제가 가장 후회되는 점이, 어렸을 때 이것저것 도전해 보지 않은 것”이라며 “그때는 예쁜 것만 하고 싶고, 이미지에 맞는 것만 하고 싶었다. 그런데 30대 후반이 지나가면서 청순한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할 역할이 다양하지가 않은 걸 느꼈다. 나는 늙어서도 연기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나니, 그간 다양한 역할을 도전해보지 않은 것이 속상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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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배우 박은혜. 2023.02.01 /jpnews@osen.co.kr


그러면서 “그래서 38살쯤부터 분량이 많든, 적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 이제부터는 ‘진짜’ 연기가 하고 싶다. 예쁘게 나오는 것 말고, 안 해본 걸 해보고 싶다”라며 “아직까지는 선한 이미지가 강해서 제안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몇 년 동안 이것저것 하다보니 ‘환혼’의 호경 역할과 같은 기회가 오는 것 같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배우’ 박은혜를 넘어 ‘사람’ 박은혜도 최근 많은 기회를 잡았다. 그는 “재작년에 연영과(연극영화학) 편입을 했다. 그전까지는 연영과를 나오지 않아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강의에서 배운 것을 촬영할 때 많이 활용해 도움이 되었다.다음학기가 막학기고, 한국어교육학과도 복수전공 중”이라며 “‘대한외국인’을 촬영하러 갔을 때다. 그때 출연자가 ‘대장금’ 때문에 한국어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때 ‘내가 만약에 한국어를 가르친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싶어서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혼’ 촬영을 하면서 공부도 병행해 힘들기도 했다. 학기를 마치면 한국어교원자격증 2급이 나오는데, 그걸 취득하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가 한국어로 외국사람들에게 연기를 알려주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있다”라며 “옛날에도 편입 기회가 더러 있었는데, 그때는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이가 들다 보니 시도해보고 싶기도 하고, 스스로 연기에 대한 기초가 없으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고 부연했다.

현재 박은혜는 작품 뿐만이 아닌 각종 예능에서도 꾸준히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예능과 연기를 앞으로도 병행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라며 “배우로서의 꿈도 있다. 꾸준히 하고 싶은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는 걱정이다. 어렸을때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많은 돈을 버는게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래 남는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일 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끝까지 저를 꾸준히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작품이 들어오는건 다 하고 싶다. 해본 것이든 안해본 것이든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 드라마 ‘환혼’ 이후로 이걸 느꼈다. 초반 촬영이 너무 힘들었어서, 이걸 넘으니까 어떤 작품이든 모두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말 그대로 ‘환혼’은 나에게 ‘환혼’ 같은 작품이었다. 저를 환혼 시켜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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