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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추울 때 더 매력적인 제주...“이런 여행거리가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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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사람도 보고 싶을 때 봐야 반갑고, 음식도 출출할 때 먹어야 맛있다. 저마다의 궁합이 있는 법이다. 요새 추운 것 때문에 여러 말이 오간다. 너무 추워서인지 좋은 얘기가 드물다. 하지만 겨울은 추워야 제대로다. 그래야 만물이 순리대로 돌아간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자연도, 넓게는 우리 사람도 철이 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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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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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근 추위는 한도초과 수준이다. 적절한 추위였으면 좋았겠지만 마치 살을 에는 듯, 온 몸을 할퀴는 듯 하니 문제다. 그래도 떠날 사람은 떠난다. 제주 만해도 그렇다. 폭설이 내리면 한라산 설경이 좋다고 하고, 바람이 불면 해안도로의 풍차가 멋스럽다고 한다. 여행하는 자들 특유의 유연성이 발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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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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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없이 넓게 포용을 하더라도 동화하지 못하는 부류가 분명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주위환기다. 대표적으로 남들과 다른 특별함 내지는 소수만을 위한 희소성을 강조하는 방법이다. 한 겨울을 달리고 있는 제주에는 유독 그런 것이 많다. 숨겨진 볼거리, 추울 때 먹어야 맛난 먹거리 등 겨울 제주의 여행거리를 소개한다.​

제주의 문화 흔적 ‘대정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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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성지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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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대정읍 마을을 들여다보면 현무암들로 이루어진 성벽이 눈길을 끈다. 대정성지나 대정현성으로 불리는 성벽은 조선 시대 제주도의 3읍성 중 하나로 대정현에 축성된 성곽 유적지이다.

읍성은 왜구의 침임을 막고 백성을 살피고 보호하는 군사적·행정적 역할을 했다. 읍성은 보통 산이나 계곡 근처에 자리하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대정읍 밭 일대에 읍성이 이뤄졌다. 그러한 연유로 대정읍 마을풍경 속에 자연스레 대정성지가 녹아들어 있다. 소박하지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

김정희의 제주 유배문화 ‘추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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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관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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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성지 일대는 추사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손꼽히는 제주는 과거 최적의 유배지였다. 당시 고립된 섬 제주로 유배 보내는 것은 가장 가혹한 형벌로 보았다. 천재 학자이자 예술가였던 추사는 이곳에서 혹독한 유배 생활을 보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추사는 철학과 예술을 갈고 닦으며, ‘추사체’와 국보 제180호 ‘세한도(歲寒圖)’를 완성하는 업적을 남겼다. 그의 삶과 흔적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 추사관도 이곳에 자리한다.

추사관의 외관은 추사의 세한도를 닮았는데 바로 건축가 승효상이 세한도를 모티브로 설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작품 속 집과 나무를 그대로 옮긴 듯한 추사관은 단정하고 수수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해 준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등은 휴관하고,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이며, 무료로 볼 수 있다.​

제주 전통 가옥 ‘귤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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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중옥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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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관을 뒤로하면 추사적거지 ‘귤중옥(橘中屋)’을 둘러볼 수 있다. 현무암으로 이룬 돌담길과 전통 초가의 평온한 모습이지만 추사에게는 가혹한 유배지였다. 추사의 적거지는 감귤 나무속에 자리했는데 귤 향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한다. 감귤의 우뚝한 지조와 향기로운 덕을 칭송해 자신의 적거지를 귤중옥이라 불렀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삶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이는 추사유배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제주 서남부 지역 가운데 추사의 흔적이 어우러진 곳이다. 그의 일생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자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추사유배길은 인연의 길, 집념의 길, 사색의 길 총 3개의 코스로 나뉜다. 코스에 따라 테마와 이어지는 장소는 가지각색으로 자신과 맞는 코스를 선택해 걸어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쉬고,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운진항에서 배타고 ‘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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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짬뽕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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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다시 섬으로 떠나는 여행을 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는 빼어난 풍경과 해양자원이 풍부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됐다.

서귀포 운진항에서 마라도는 30분이면 마라도 선착장에 닿는다. 호젓하게 거닐며 자연을 눈에 담고 즐기는 기분이 그만이다. 오랜 해풍의 영향을 받아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마라도 해안의 절경을 발견할 수 있다. 형제섬과 산방산, 한라산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마라도하면 톳과 해물이 듬뿍 들어간 제주식 짜장면과 짬뽕을 빼놓을 수 없다. 마라도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하는 필수 코스이다. 톳과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톳짬뽕은 시원한 국물이 강점이다. 해녀가 채취한 톳과 함께 맛보는 짬뽕은 그야말로 탁월하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대자연 ‘송악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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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산 둘레길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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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를 둘러본 뒤 가볍게 송악산에 오르는 것도 추천한다. 마라도와는 또 다른 모습을 선사하는 송악산은 아름다운 비경을 품었다. 제주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송악산 둘레길’은 산방산과 가파도, 마라도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넓게 펼쳐진 바다와 초원, 해안절벽까지 갖춘 곳이다. 올레길 10코스에 속해있기도 한 송악산 둘레길은 약 2.8km 구간으로 1시간 남짓 걸린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높지 않은 코스로 한적하게 걷기에 좋다.

억새들이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하면 자취를 감췄던 여유로움도 다시 생겨난다. 다만 현재 송악산은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고 있어 정상 및 일부 탐방로는 출입을 제한한다.​

겨울에도 짙은 초록 숲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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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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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곶자왈은 사계절 내내 변함없는 모습으로 맞이한다. 추운 겨울에도 푸르름을 간직해 많은 이들이 곶자왈 탐방을 즐기고 있다. 습지를 품은 곶자왈은 보온, 보습 효과가 높아 여름에는 청량한 공기로 가득하고 반대로 겨울에는 따듯하게 유지한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의 탐방로는 가족 또는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좋다. 숲에 들어서면 곶자왈에서만 자생하는 특별한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언뜻 보면 똑같은 식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식물이 여럿 보인다.

이끼로 덮인 돌무더기, 그 사이로 자라난 식물, 하늘 높이 뻗은 나무들 모두 곶자왈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신비로움이다. 11월부터 2월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입장할 수 있고 탐방 마무리는 오후 5시까지다. 해설을 원한다면 평일에는 오전 10시, 오후 2시 2회, 주말에는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1시 30분과 2시 30분 총 4회 운영한다.​

제주 대표 겨울 먹거리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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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 /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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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겨울은 방어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11월부터 2월 사이에 잡힌 방어가 가장 맛있기 때문이다. 방어는 남해와 동해에서도 잡히지만, 최남단 마라도 인근에서 잡히는 겨울철 방어를 높게 평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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