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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하이키·데이식스, '위로 메시지'로 조용한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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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아이돌 틈 속 1천위 밖→200위 안팎으로 상승

연합뉴스

하이키
[GLG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대형 연예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 틈바구니를 뚫고 새해 가요계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탄 노래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2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하이키가 지난달 발표한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꾸준히 순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밴드 데이식스의 영케이가 작사에 참여한 노래다. 역경을 이겨내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제목 그대로 길거리에 핀 장미꽃에 비유했다.

하이키는 '나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 삭막한 이 도시가 / 아름답게 물들 때까지 / 고갤 들고 버틸게 끝까지'라며 힘든 겨울을 보내는 청춘을 위로했다.

또 '예쁘지 않은 꽃은 다들 / 골라내고 잘라내'라며 치열한 경쟁에 함몰된 세태를 자기만의 문법으로 꼬집었다.

이 노래는 이 같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시지와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멜로디에 힘입어 음악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멜론에 따르면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는 공개 이후 일간 차트 1천위 밖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발표 18일 만인 지난달 23일 887위로 1천위 안으로 들어오더니 694위(24일), 516위(26일), 428위(27일), 343위(28일), 283위(29일) 등으로 순위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비록 100위권 밖이기는 하지만, 이른바 '빅 4' 대형 기획사 출신 스타 아이돌들이 상위권에서 꿈쩍도 안 하는 요즘 분위기에서는 의미 있는 성공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량 공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소 기획사 출신 신인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이키의 소속사 GLG 관계자는 "멜로디 라인이 어렵지 않아 듣기 편하고 가슴을 울리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 가사가 많다는 점이 음원 성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전 활동 때와 비교해 감사하게도 행사 섭외도 조금씩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요즘 아이돌 그룹은 음악 방송을 길어야 2∼3주 하는 게 보통이지만, 노래가 반응을 얻으면서 5주차까지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키는 지난해 '애슬레틱 걸'(Athletic Girl)로 데뷔해 두 번째 싱글 '런'(RUN)까지 한동안 건강미를 앞세운 '운동 아이돌' 콘셉트로 활동했다. 그러다 데뷔 2년차를 맞아 대대적으로 그룹 색깔을 개편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GLG 관계자는 "직관적으로 눈에 보이는 건강함을 두 차례나 연속적으로 표현했기에 세 번째 활동 때에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면의 건강함으로 초점을 옮긴 덕분에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밴드 데이식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교롭게도 노래를 작사한 영케이가 속한 데이식스 역시 2019년 7월 발표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공개 3년 6개월이 지난 새해 차트를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데이식스는 이 곡에서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 함께 써내려 가자 / 너와의 청춘들로 가득 채울래'라거나 '솔직히 나보다도 / 네가 몇 배는 더 / 힘들었을 거라고 믿어'라며 신나는 팝 록 멜로디에 위로를 실어 보냈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현재 멤버들의 군 복무로 팀 활동이 잠시 멈춘 상황에서도 멜론 일간 차트에서 지난달 105위까지 치고 올라와 '톱 100' 진입을 목전에 뒀다.

데이식스 멤버 영케이, 원필, 도운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 특집으로 KBS 2TV '불후의 명곡'에 군인 신분으로 출연해 이 노래를 불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청량한 사운드와 희망찬 메시지의 곡이라 세대와 시대 안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사랑받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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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리탈리티' 발매 기념 쇼케이스
(서울=연합뉴스)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권은비가 2022년 10월 12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음반 '리탈리티'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0.12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한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가수 권은비 역시 통통 튀는 비트가 인상적인 '언더워터'(Underwater)로 1천위권 밖에서 지난달 202위까지 치고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권은비의 아름다운 음색과 화려한 퍼포먼스에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가 만나 역주행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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