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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님 절반 떨어져 난리다”…기본료 인상에 택시기사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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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일 오후 서울역 서부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빈차 표시등을 켠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부터 택시 기본요금이 1000원 인상됐다. 모범택시 기본요금은 500원 인상됐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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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떨어져서 난리다”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택시비가 올랐지만 오히려 택시기사들의 걱정이 커졌다. 승객들이 택시비 부담에 탑승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택시 기사들은 손님이) 절반 정도는 줄었다고 얘기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요즘 물가도 굉장히 부담이 크고 작년부터 택시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시작됐다”며 “작년에 호출료 인상이 되고 같은해 12월1일부터 심야할증 시간 연장되고 할증률도 2배로 늘어났다. 거기다 기본요금이 1000원, 전례 없이 대폭 인상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택시요금이 오르면 일시적으로 승객 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김 처장은 “보통 2~3개월 정도면 수요가 회복이 돼서 조정됐다”며 “(이번엔) 요금이 잇따라서 인상됐고 인상 폭이 전례 없이 높다. 더구나 최근에 가스비라든가 전기요금이라든가 이런 물가에 대한 부담들이 굉장히 크다보니 추이를 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서울택시에만 적용되면서 다양한 불만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처장은 “서울하고 인천·경기는 사업구역이 다른데 생활권은 같다. 그래서 요금체계가 같아야 하고 과거에는 같았는데 요금 조정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되다 보니 요금 조정 시기가 다르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인천·경기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서울택시 요금 인상 여파로 해당 지역 손님들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심야 할증 시간이나 기본요금 차이가 있다 보면 경기도나 인천 택시를 골라잡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상대적으로 서울 (택시) 수요가 떨어지는 문제들이 발생한다”면서도 “그래서 지금 경기나 인천에서 요금 조정을 논의하고 있고 오는 3월 조정한다고 한다. 동일해지면 해소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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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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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택시요금 인상은 심야택시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나왔다. 김 처장은 “(택시업계에서는) 원래 택시 대란을 인력 대란으로 규정했었다. 법인택시 기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그런데 국토교통부나 서울시에서는 법인택시의 공급대수를 늘리는 기사들을 충원하는 대책이 아니라 다른 대책을 들었다. 요금을 올려서 수요를 떨어뜨리고 개인택시 규제를 풀어서 공급대수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택시의 경우 불만이 팽배하다”며 “수요가 떨어지다 보니까 법인 기사들 수입 증가 효과가 적은 문제도 있는데 택시 대수가 늘어났다. (개인택시) 규제 문제와 관련해 갈등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택시 기사들이) 이중고에 빠져 택시를 그만두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택시 대란’ 해법과 관련 “항상 얘기하지만 요금인상만으로는 안 된다. 요금을 인상하면 그 요금인상 분이 어떻게 법인택시의 실질임금을 인상하는 쪽으로 반영될 것인지 정책들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관련 조례를 만들어 정부에서 일정하게 실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최저임금이나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지원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며 “(택시비) 부담이 커진 만큼 서비스도 개선이 되고 편하게 운행할 수 있는 택시가 돼야 하는데 법인택시 기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다 보니까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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