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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나경원 다음은 안철수? 대통령실, 이번엔 安측 김영우 해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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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윤심 당 대표' 배출을 위해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을 쳐낸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칼날이 이번에는 안철수 의원을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안 의원을 최측근에서 돕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되면서다.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에서 해임한 데 이어, 다시 한 번 대통령실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전면에 떠오른 셈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나경원 데자뷰’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김 전 의원의 국민통합위원 해촉을 재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즉시 입장문을 내고 “저에 대한 국민통합위원회의 위원직 해촉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참 이렇게까지…"라고 답답한 심정을 표했다.

이번 해촉은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높은 지지를 기록하던 중 나왔다. 지난 31일 <세계일보>-한국갤럽(안 60.5%, 김 37.1%), 전날 <뉴시스>-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안 47.5%, 김 44%), 이날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안 48.9%, 김 44.4%), 전국지표조사(안 50%, 김 32%) 등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해촉 재가를 대통령실이 언론에 공개한 것을 두고 '안 의원에게 윤심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열세에 처한 김 의원을 돕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이 전날 YTN 라디오에서 '김장연대'의 한 축이자 '윤핵관 중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자신에게 전화를 해 "걱정이 많더라"고 한 당사자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지점이다. 장 의원과 김 전 의원 간 통화는 안철수 캠프 측의 '윤심이 100% 김 의원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는 주장의 소재가 돼왔다.

앞서 친윤 진영에서는 여러 의원이 직접 나서 안 의원에게 십자포화를 가했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통화에 대해 "사적 전화를 언론에 얘기한다는 거 자체가 도의적으로 말이 안 되고, 참 너무 심하게 안 의원 캠프에서 하니까 그런 거 자제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정무특별보좌역을 지낸 '윤핵관' 박수영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각할 때 안 의원한테 아주 높은 장관 자리 또는 총리를 맡아달라 부탁했는데 거절했다"며 "안랩 주식을 전부 백지신탁 해야되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그때부터 (윤 대통령이) 이미 '이건 아니지 않나' 말씀을 몇 번 하셨고 그 연장선상에서 한 번도 밥도 차도 안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수행실장이었던 또다른 '윤핵관' 이용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 뒤 기자들에게 "안 후보가 진심으로 자기의 이익이 아닌 윤석열 정부 탄생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단일화를 했나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저도 김 의원과 같은 마음이고 한 뜻"이라고 했다.

친윤 진영의 공세 중에는 김 전 의원의 국민통합위원 사퇴 주장도 있었다. 친윤 의원 모임 '국민공감' 간사인 김정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영우 전 의원은 현재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다"며 "그런 분이 특정 후보를 돕자고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대통령과 당을 이간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매우 부적절한 처사이며 위원직을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썼다.

또다른 '국민공감' 간사인 이철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을 겨냥해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하는 모습이 볼썽 사납다"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 의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수하의 언행부터 제어해주기 바란다"고 썼다.

안 의원은 김 의원 등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요즘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감을 느껴서 그런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당내 친윤그룹을 넘어 대통령실까지 견제에 가세한 형국이 되면서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의원도,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의 공세에는 어떻게든 버텼으나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자 지지율이 무너졌고 결국 당권 도전을 접어야 했다. 대통령실의 이번 김 전 의원 해촉 결정이 전대 구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나 전 의원을 돕던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김 전 의원 해촉 결정에 대해 “왜 나경원처럼 해임 안 시키고 해촉을 시켰을까?”라며 “장예찬은 청년재단이사장 그냥 놔뒀지 않나. 김영우는 국민통합위원 해촉하고, 내 편 장예찬은 놔두고. 속이 너무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제66차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서 강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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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는 다음과 같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달 26~27일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추출한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6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은 11.7%) 대상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시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410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9%P)이 포함됐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달 28~30일 무선 100% RDD(임의전화걸기)를 통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1175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3%) 대상 ARS(자동 응답) 방식으로 시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504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37%P)이 포함됐다.

<미디어트리뷴>이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달 31일~지난 1일 무선 90%·유선 10% RDD를 통해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5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2.9%) 대상 ARS 방식으로 시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428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4.7%P)이 포함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언론사 의뢰 없이 공동 시행한 전국지표조사(NBS)는 지난달 30일~지난 1일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추출한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1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8.4%) 대상 전화면접 방식으로 시행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363명(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5.14%P)이 포함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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