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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지폐서 엘리자베스 英 여왕 얼굴 지운다, 무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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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상이 그려진 호주 지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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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지폐에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상이 사라질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이 그려져 있던 5호주달러(약 4350원) 지폐를 호주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새로운 지폐의 도안이 결정되고 발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예정이며, 그전까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그려진 지폐가 계속 발행된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는 영국 국왕을 국가원수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자 호주에선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논란을 의식한 호주 당국은 여왕 서거 이후, 5호주달러 지폐에 찰스 3세 국왕 대신 호주 출신 인물의 초상이 들어갈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호주 원주민 수는 전체 호주 인구의 3%를 차지한다. RBA는 5호주달러 지폐의 새로운 디자인을 위해 원주민 단체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호주 주화에 영국 군주의 초상을 포함하도록 하는 규정에 따라, 호주 동전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상이 들어갈 전망이다.

원주민 출신인 리디아 소프 녹색당 상원의원은 “(지폐 교체는)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워온 원주민들에게 엄청난 승리”라면서 “원주민들은 어떤 왕에게도 우리의 주권을 양도하지 않았다”고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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