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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맨날 싸우더니 결국 나라 망신”…분열정치에 한국 민주주의 8단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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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50일 가까이 지지부진하면서 17일 ‘국회 없는 제헌절’이 현실화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 주위로 빨간 불이 켜져 있다. 2022.7.17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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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은 제쳐놓고 싸움만 일삼는 분열 정치 때문에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전년보다 8단계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것도 해외에서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일(현지시간)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cex 2022)를 발표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하고 있다.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로 구분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167개국 중 24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8계단 하락했다.

평가 총점에서 10점 만점에 8.03점을 기록, 3년째 ‘완전한 민주국가’(full democracy) 평가는 간신히 지켰다.

한국은 2020년 8.01점으로 23위에 오르며 5년 만에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완전한 민주국가’로 평가받았다. 2021년에는 8.16점으로 1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평가에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정부 기능 8.57점 ▲정치 참여 7.22점 ▲정치 문화 6.25점 ▲국민 자유 8.53점을 받았다.

전년보다 ‘국민 자유’ 영역 평가는 0.59점 올랐다. 반면 ‘정치 문화’에서 1.25점 하락해 전체 평균 점수를 깎았다.

EIU는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며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며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적 제약에 방해를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에서 북한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165위를 기록했다. 평점도 1.08점으로 같았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쿠데타 이후 군사정권 폭정이 진행중인 미얀마(0.74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0.32)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8.99점)이 9위를 기록하며 톱10 안에 들었다. 일본(8.33점)은 전년보다 1단계 높은 16위를 기록했다. 중국(1.94점)은 8단계 추락하며 156위에 머물렀다.

미국(7.85점)은 30위로 전년보다 4단계 하락했다. 2006∼2015년 ‘완전한 민주국가’에 있다가 이후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떨어졌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말기인 2016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평가받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평가는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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