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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화 유니폼 입은 해결사의 냉정한 진단 "'우승 하겠다' 말도 안 돼…하지만"[SSin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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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채은성이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메사 벨뱅크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2일차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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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냉정하게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뚜렷히 알고 있었다. FA 계약 규모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지면서도 자연스럽게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가 될 것을 다짐했다. 한화 역대 최고액 FA 계약자가 된 채은성(33)이 새로운 시작점을 찍었다.

계약규모 90억원이 굵직하게 다가온다. 계약 후 미디어의 인터뷰 요청이 부쩍 늘어난 것은 물론 팀 내부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채은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벨뱅크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2일차 오전 훈련을 마치고 “팀 내부든 팀 외부든 많은 시선이 느껴지는 한다.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의 모습이다. 인터뷰 때마다 늘 야구를 잘 하도록 준비 잘 하겠다는 말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좋은 대우 받았으니까 그만큼 야구를 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니폼부터 동료들, 그리고 코칭스태프까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는 동료들의 연령대다. 또래 선수들이 많았던 LG와 달리 한화는 자신보다 어린선수가 대다수다. 자연스럽게 큰 형이 됐는데 이 또한 한화가 채은성에게 기대한 부분이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야구를 대하는 채은성과 한화 젊은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를 바라보며 채은성과 대형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벌써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가 생겼다. 채은성은 구단에서 가장 기대하는 유망주 중 한 명인 노시환과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그는 “시환이가 혼자 웨이트를 하고 있길래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어차피 하는 웨이트라면 파트너가 있는 게 더 좋다. 시환이도 함께 해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단 이번 캠프 기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은성은 팀의 중심이자 베테랑 선수로서 역할에 대해 “나도 어렸을 때 그랬지만 억지로 주입하려고 하면 안 된다. 무엇이든 먼저 보여주고 말해야 후배들이 따라온다. 한화에서 행동 하나하나, 운동 하나하나 열심히 할 것이다. 많이 움직이면서 보여줘야 내 말에도 힘이 붙는다”면서 “(김)현수형을 보면서 그런 점을 느꼈다. 현수형은 준비과정이나 운동하는 모습 등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자연스럽게 그 위치에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현수형과 비슷한 성격은 아니지만 먼저 움직이면서 후배들을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배들의 잠재력을 묻자 기대감을 드러냈다. 덧붙여 보다 확신을 갖고 야구에 임하기를 바랐다. 채은성은 “함께 웨이트하는 노시환도 그렇고 지금 이 팀에는 가능성이 엄청난 선수들이 많다. 좋은 것을 정말 많이 갖고 있는 선수들이 보인다”며 “다만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다. 분명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인데 야구에 대한 확신이 없고 어떤 길로 가야할지 몰라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서 후배가 질문하면 언제든 답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내가 먼저 말하는 것은 와닿지 않는다. 반면 간절하고 절박할 때 답을 주면 와닿는다. 우리 선수들이 그만큼 많이 경험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의 예도 들었다. 득점권에서 타격론이다. 채은성은 매시즌 80타점 이상이 보장된 해결사다. 득점권에서 집중력이 높고 자신 만의 방법으로 타점을 뽑을 줄 안다.

그는 “모든 타자들이 득점권에서 ‘힘을 빼고 치라’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힘을 빼고 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힘을 빼는 것도 자신 만의 방식이 필요하다. 나는 (박)용택이형을 통해 이 부분을 배웠다. 득점권에서 세게 치면 절대 강한 타구 안 나온다. 그리고 꼭 강한 타구를 만들 필요도 없다. 가볍게 페퍼게임하는 느낌으로 툭 치는 게 내게는 정답이었다. 이런 경험들을 후배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직은 갈 길이 멀고 해야할 것도 많다. ‘올시즌 한화의 성적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채은성은 “우승을 하겠다는 말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하위에서 바로 우승까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 모두 그라운드에서 경쟁심, 투쟁심은 보였으면 좋겠다. 그러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채은성은 “LG도 예전에는 4위, 5위가 목표였다. 지금은 우승을 노리는 팀이지만 암흑기 때는 중간만 해도 잘 한다고 했다. 우리 팀도 그렇다. 일단 희망과 목표를 갖고 경기해야 한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작년보다는 나아져야 한다. 분명 작년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3시즌이 한화 도약의 시작점이 되는 모습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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