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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안경 혁신'에 54억 몰렸다..."韓 보다 15배 큰 美서도 먹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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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이주의핫딜]맞춤형 안경 브랜드 '브리즘', 54억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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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은 세상을 더 자세히, 정확히 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눈'이다. 일반적으로 시력을 교정하기 위해 착용한다. 얼굴의 결점을 가리거나 더 나은 외모를 위한 패션 소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동안 안경 이용자들은 새로운 안경을 구매할 때 정해진 틀 안에서만 가능했다. 시력에 맞는 렌즈를 측정한 뒤 안경테는 기성 제품 중에서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격 정보가 불투명한 것도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안경테까지 개인 얼굴에 딱 맞게 제작해 주는 혁신 기업이 있다. 3차원(3D) 프린팅 기술과 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안경 브랜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브리즘(Breezm)'이다.

브리즘은 3D 프린팅, 3D 스캐닝, 인공지능(AI) 스타일 추천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얼굴 사이즈를 측정하고 1만명 이상의 안면 데이터를 분석한 뒤 얼굴 유사성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 안경을 추천해준다.

'버추얼 피팅'을 통해 안경을 가상으로 먼저 착용해 볼 수도 있다. 얼굴 분석과 디자인 선택이 끝나면 보통 2주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맞춤형 안경이 완성된다. 안경테는 폴리머와 티타늄 소재 모두 가능하다. 뿔테와 금속테 모두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브리즘은 100% 예약제 시스템을 통해 전문 안경사와 고객 간 일대일 퍼스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곡, 신사점 오픈을 포함해 서울 경기 지역 내 총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브리즘의 '원프라이스 정책'도 강점이다. 폴리머·티타늄 소재에 따라 안경테의 가격이 하나로 정해져있어 고객들은 가격 흥정을 할 필요도, 바가지 쓸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안경 혁신'에 베팅한 투자사들 "미국에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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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즘은 투자 혹한기 상황을 뚫고 최근 54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서울대기술지주가 주도하고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이 참여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100억원이다.

투자사들은 브리즘의 '안경 시장 혁신'에 베팅했다. 시드 투자 때부터 참여한 목승환 서울대기술지주 대표는 "브리즘은 오랫동안 혁신의 사각지대였던 한국 안경산업에서 3D 기술을 안경에 접목함으로써 퍼스널 아이웨어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목 대표는 "국민의 70%가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시장에는 차별화와 인지도를 갖춘 지배적인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판매자 중심의 시장 구조로 인해 안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런 시장에서 브리즘은 안경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앞선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개개인에게 맞춤 제작된 퍼스널 아이웨어를 출시해 큰 반향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목 대표는 "글로벌 안경 시장은 매년 6~7%씩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브리즘은 2만7000여명의 누적 고객, 애플 수준의 높은 브랜드 만족도 등 더 큰 성장을 위한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내 안경 시장의 15배에 달한다. 인종적 다양성으로 인해 안경 착용상 불편함이 매우 큰 미국 시장 고객들의 좋은 반응도 브리즘의 성장 가능성을 더 밝게 만들어주는 좋은 시그널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183조 시장 공략…"안경 제작과정 자체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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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석(왼쪽)·박형진 브리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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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즘은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3050 남성 중심의 주요 고객층을 성장기 청소년과 노인층 등 생애 전주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 내 관련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HP 5200 3D 프린터를 도입하며 생산 시설도 확충했다.

하반기에는 뉴욕 팝업 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안테나 스토어'를 열고 본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좋은 안경의 혜택을 주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박형진 브리즘 대표는 "안경 산업은 국내 2조7000억원, 전 세계 183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지만 단일화된 사이즈로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안경 구매 과정뿐 아니라 만드는 과정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고객의 안면 데이터를 3D 스캔한 데이터로 맞춤형 안경을 만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나아가 해외에서도 개인 맞춤형 안경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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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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