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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헤지펀드들, 주가 하락 베팅 앞다퉈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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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손실을 내고 서둘러 공매도를 접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뉴욕증시 폭등세 발판이 됐던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뒤 기자회견 화면이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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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하강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공매도를 거둬들이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공매도 철회 속도는 7년여 만에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주식시장이 하강할 것이란 예상으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이 예상 외의 연초 상승세에 당혹해 하며 서둘러 공매도를 접고 있는 것이다. 주가 하락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빌려 먼저 내다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갚는 공매도가 최근 주가 급등세로 심각한 손실을 내면서 헤지펀드들이 서둘러 공매도했던 주식들을 되사들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이하 현지시간) 헤지펀드들이 올해 헛다리를 짚었다면서 지난주 급격한 주가 상승세 속에 이들이 수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공매도를 접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식시장은 올들어 지난해 전세계적인 매도세 속에 가장 크게 충격을 받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가 하강기에 공매도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헤지펀드들은 연초 주식시장이 예상 외로 강세를 보이자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

특히 이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준금리가 정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전망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식시장이 강세 흐름을 굳히는 모양새여서 헤지펀드들이 서둘러 공매도를 정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공매도 했던 주식을 사서 되갚는 이른바 환매(short covering)가 2015년 11월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의 환매는 주식시장 급등세의 동력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2일 3.3% 폭등세로 마감한 배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의 환매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헤지펀드들은 2021년 주식시장 급등세 속에 개미투자자들과 한 판 싸움에서 심각한 손실을 보고 철수한 바 있다.

이른바 밈주 열풍 속에 개미들은 레딧의 월스트리트벳츠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같은 종목들을 매수해 가격을 끌어올려 이른바 '공매도 압박'을 유도했다. 공매도 압박에 몰린 헤지펀드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공매도했던 주식들을 되샀고(환매) 이로 인해 이들 종목 주가는 더 뛰었다.

골드만은 2일 나스닥 폭등세 속에 공매도 헤지펀드들이 그 날 하루에만 약 1.3%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반년여 만에 최대 손실이다.

헤지펀드들이 공매도에 나섰던 종목들 중에는 온라인 원스톱 중고차 소매업체 카바나, 영화관 체인 AMC 등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카바나 공매도 비중은 2일 당일 카바나 전체 회전주식의 30%에 이르렀다. 주가가 훨씬 높았던 1년 전 5%에도 못미치던 공매도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고, 개미들이 뛰어들면서 헤지펀드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카바나는 지난해 98% 폭락했지만 올해 200% 폭등했다.

AMC 역시 공매도 비중이 29%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해 76% 폭락했지만 올해 49% 폭등해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에게 타격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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